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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는 칼바람…유통가, 생존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

인력 감축·사옥 이전까지 비용 줄이기 '사활'
저성장 국면 이어질 전망에 버티기 돌입…비용절감 행보 이어질듯

입력 2024-06-10 06:00 | 신문게재 2024-06-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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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CI, 11번가 CI. (사진=롯데온, 11번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유통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고물가와 장기화되는 경기 불황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으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린 유통업계가 인력을 감축하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비용 단속에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부인 롯데온은 지난 주 출범 후 첫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로 했다. 2020년 출범한 롯데온은 매년 손실을 기록 중이다. 2020년에는 950억원, 2021년에는 1558억원, 2022년에는 1559억원, 2023년과 올 1분기는 각각 856억원, 244억원의 손실을 냈다. 롯데온은 허리띠를 졸라매며 수익성 개선을 이뤄오고 있지만,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희망퇴직’ 카드까지 꺼냈다. 이번 희망퇴직의 골자는 ‘인력재편’으로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면세점 1위 사업자인 롯데면세점도 ‘비상경영’ 돌입을 예고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중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기로 하고 희망퇴직과 영업점 면적 축소 등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는 업황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해 누적 적자 규모는 537억원에 달한다.

사옥 이전을 통한 비용 감축에 나서는 사례도 속속 포착된다. 지난해 두 차례 희망퇴직을 받았던 1세대 토종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는 오는 9월 경기도 광명 유플래닛 타워로 사옥을 옮긴다. 11번가는 2017년부터 옛 대우그룹 본사였던 서울스퀘어 5개 층을 사용하고 있으나 고정 비용을 줄이기 위해 월 임대료가 3분의 1 수준으로 낮은 유플래닛 타워로 이전을 결정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도 서울 중구 수표동에 위치한 본사를 강동구 천호동으로 이전한다.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명품 플랫폼들도 고강도 체질개선에 들어갔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3사 중 하나인 머스트잇은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줄이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시장 점유율 4위의 캐치패션은 경영악화에 지난 3월 돌연 서비스를 종료했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명품시장이 시들해진 영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업계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빅블러 현상(업종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데다, 중국 이커머스까지 가세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 저성장 국면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돼 유통사들의 비용절감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이 단기간에 좋아질 수 없다는 판단에 업체들이 고정비용을 줄이기에 들어갔다”라며 “고정 비용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임대료, 인건비 등을 우선 줄여 버틸 체력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송수연 기자 ssy12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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