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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이혼' 파장…블룸버그 "SK 적대적 인수합병 가능성 있어"

입력 2024-06-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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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6일 법정에 출두하는 두 사람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항소심 판결이 SK그룹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헤지펀드 위협을 야기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슐리 렌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는 4일(현지시간) ‘10억달러 규모의 한국 이혼, 수치심에 실패했을 때 작동하는 방법’이라는 칼럼에서 “한국 최대 대기업 중 하나가 적대적 인수합병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렌 칼럼니스트는 “최 회장과 그의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을 포함한 친족은 SK그룹 지주회사 지분의 25% 정도만 보유하고 있다”며 “최 회장이 이혼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지분을 일부 양도하거나 매각해야 한다면 최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국내 지배력 기준인 2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공시 기준에서는 통상 한 기업의 임직원이 다른 기업의 이사회에 포함되거나, 특정 기업이 다른 기업의 지분 20% 이상 보유할 때 유의적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고 있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달 30일 최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 현금성 자산은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대부분의 자산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지주 지분(지분율 17.73%)이다. 때문에 2심 판결 확정시 지분 매각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렌 칼럼니스트는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헤지펀드 행동주의 캠페인의 위협은 현실”이라며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사례로 들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 현대차그룹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등 그간 국내 대기업들을 목표로 삼아왔다.

렌은 “SK의 평가가치는 여전히 낮다”며 “판결로 인한 강력한 랠리 이후에도 애널리스트들이 부여한 평균 가치보다 2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대기업 할인은 대한민국의 벤치마크 지수인 코스피가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라며 “현재 닛케이225의 경우 2배, MSCI 차이나는 1.3배에 비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알려진 코스피는 장부가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재벌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은 한국의 상속세를 내지 않기 위해 보유 주식의 주가를 싸게 유지하는 데 만족하고 있다”며 “실제 부를 감추기 위해 미로처럼 얽힌 지주회사를 상장해 전체 주식 시장을 희석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렌 칼럼니스트는 “SK 이혼 사건이 흥미로운 점은 재벌가 내부에서 변화하고 있고, 가부장이 예전만큼 지배적이지 않다는 것을 확실하게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진국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재벌도 경영권 승계 및 변경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영권 승계와 변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인수 제안이 들어오면 소액 주주에게 호소하고 달래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원동 기자 21cu@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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