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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비만율 4배↑·'정신건강 고위험군' 증가세…"놀권리 강화해야"

전가기기 위주 여가활동 증가…'친구들과 놀기' 희망하나 이뤄지지 않아
주중 앉아있는 시간 100분 이상 늘어
상급학교 진학 희망 아동 외 진로계획 다양화 추세

입력 2024-06-0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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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의 삶과 성장환경 및 정책환경에 대한 정부 조사결과, 최근 5년 사이 9~17세 아동 비만율이 3.5배나 늘었으며 우울감을 겪는 등 정신건강 고위험군 아동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의 ‘2023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18세 미만의 아동을 양육하는 아동가구 5753가구 대상 방문 면접조사 방식으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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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 (보건복지부)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의 건강상태는 2018년 조사에 비해 전반적으로 개선됐으나 9~17세 아동 비만율이 5년 전보다 3.5배나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아동의 체중이 점점 증가하면서 전 연령대에서 과체중과 비만율을 합산한 비율이 20%를 넘어섰다. 3~8세 아동의 비만율은 12.3%로 지난 조사(12.2%)와 유사했으나, 9~17세 아동 비만율은 14.3%로 지난 조사(3.4%)보다 3.5배 크게 뛰었다.

수면시간이 줄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나 주중에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등 생활습관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아동의 평균 수면시간이 7.93시간으로 8시간에 못미쳤으며, 주중 앉아있는 시간은 635.99분으로 2018년(524.01분)보다 100분 넘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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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 (보건복지부)
정신건강 고위험군 아동도 증가했다. 9~17세 아동 중 ‘스트레스가 대단히 많은 아동’의 비율은 1.2%로 지난 조사(0.9%)에 비해 증가했다. 아동의 주요 스트레스 요인은 숙제·시험(64.3%)과 성적(34%)으로 나타났다.같은 연령대에서 우울감을 경험(4.9%)하거나 자살 생각을 한 아동(2.0%)의 비율도 늘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아동의 여가 및 활동 부분 조사에서는 스마트폰·컴퓨터 등 전자기기 위주의 정적인 여가활동 증가가 두드러졌다.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PC를 1시간 이상 사용하는 비율은 주중 27.5%, 주말 36.9%로 2018년 조사(주중 19.7%, 주말 24.2%)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반면 TV 시청과 책읽기 활동은 주중과 주말 모두 감소했다.

아동(9~17세)의 42.9%가 방과 후에 친구들과 놀기를 희망한다고 응답했으나 대부분이 실제(18.6%)로는 그러지 못했다. 학원·과외(희망 25.2%, 실제 54.0%)와 집에서 숙제하기(희망 18.4%, 실제 35.2%)는 하기를 희망하는 것보다 의무적으로 하는 비율이 2배 높았다. 조사 보고서는 지난 조사에 비해 이 간극이 더 커져 여전히 놀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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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 (보건복지부)
아동(6~18세) 사교육 비용은 1인당 평균 43만5500원으로, 지난 조사(31만6600원)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17세 아동 대상으로 과목별 사교육 시간을 살펴보니 수학이 주당 250.02분으로 1위, 영어가 주당 주당 235.86분으로 2위를 차지했다. 한편, 상급학교 진학을 희망하는 아동은(95.5→85.5%)하고 취업·창업 등을 희망하는 아동이 증가하는 등 아동의 진로계획은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다.

여전히 아동의 어머니가 주양육자인 가정이 대부분(90.4%)였으나 지난 조사(92%)에 비해서는 소폭 감소했다. 어린이집·유치원·학원 등 기관 이용 후 아동(0~5세)의 주된 보호자는 대부분(90.3%) 부모님이었으나, 지난 조사에 비해 조부모(7.4→8.5%)와 육아도우미(0.1→0.7%)의 비율이 증가했다. 아동 양육과 보호를 위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빌리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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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 (보건복지부)
부모의 체벌 필요 인식을 조사한 결과,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2018년 39.3%에서 2023년 22.7%로 크게 감소했다. 엉덩이를 맞는 등 신체적 위협을 당하거나, 꾸짖음 등 정서적 위협을 1년에 한 두 번 이상 경험한 아동은 각각 10.0%, 30.6%로 2018년(각각 27.7%, 38.6%)보다 감소했다. 보고서는 아동 권리에 대한 인식 개선 등으로 부모가 훈육할 때 체벌이나 제재적 방식을 덜 사용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응답자가 주관적으로 답하는 삶의 만족도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6.10점(10점 만점), 2018년 6.57점, 2023년 7.14점으로 점진적 향상 추세다.

이번 조사에서는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구조 변화도 관찰됐다. 조사대상 전체 아동의 40%는 12~17세 아동으로, 0~5세(23.8%)의 약 1.7배였다. 보고서는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피라미드의 역전현상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아동 가구는 대도시(47.0%)와 중소도시(47.5%)에 거주하고 있었다.

현수엽 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발달이나 가족·친구 관계, 안전, 물질적 환경 등에서 전반적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비만, 정신건강 고위험군 등 악화된 지표는 아이들의 신체활동과 놀 권리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임지원 기자 jnew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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