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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무조건 판다?”…기관, IPO 첫날 순매도하며 ‘짭짤한 이득’

입력 2024-06-06 13:18 | 신문게재 2024-06-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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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IPO 당일 매매동향 (표=노재영 기자)

 

올해 신규 상장한 21개 종목에서 기관투자자들이 기업공개(IPO) 첫날 예외 없이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IPO 당일 종가가 공모가 대비 평균 67% 오른 점을 감안하면 적잖은 이득을 본 것으로 추정돼 기관투자자가 ‘단타세력’이 된 것은 아닌지 투자자들의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올해 신규 상장한 22개 종목 중 21개 종목에서 상장 첫날 순매도했다. 코스피에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만 예외였다. 상장 첫날 기관이 순매도한 총 규모는 6077억원으로 1조2162억원을 순매수한 개인과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연초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총 22곳이다. 상장 첫날 평균 상승률은 67%인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IPO 종목은 44%, 코스닥에서는 90% 가까이 올랐다.

기관은 IPO 첫날 코스피 상장 종목 에이피알을 비롯해 코스닥 신규 상장 종목 20곳을 더한 총 21곳에서 순매도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만 보면 기관은 5740억원 매도 우위였고 개인은 8778억원 매수 우위였다.

일각에서는 적정가를 형성해야 할 기관투자자가 도리어 ‘단타 매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PO 첫날 HD현대마린솔루션을 제한 21곳 모두에서 순매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관이 수요예측에서 물량을 더 받기 위해 밴드 범위를 초과한 가격을 제시해 공모가를 과도하게 부풀린 뒤 상장 직후 팔아 차익을 남긴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공모가 결정 과정에서 큰 영향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장기 보유 물량은 적었다. 기관이 일정 기간 동안 공모주를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의무보유확약률은 대체로 낮았다. IPO 첫날 기관이 유일하게 순매수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45%였지만 의무보유확약률이 10%도 채 되지 않는 곳이 절반(11곳)에 달했다.

이처럼 ‘뻥튀기’된 공모가는 적정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시초가 대비 하락 가능성이 크다. 기관은 상장 직후 팔아치워 차익을 얻는 반면 개인은 기관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며 상대적으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여기에 가격을 받치는 의무보유확약률까지 낮아 기관이 ‘단타를 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요새는 수요예측에서 기업의 펀더멘털을 보기보단 일단 밴드 상단을 초과해 놓고 상장 직후에 파는 일이 흔하다”며 “기관의 역할과 투자자들을 위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위해서라도 의무보유확약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재영 기자 no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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