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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유전’ 기대감, 정유업계에 쏠린 눈

입력 2024-06-05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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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 석유·가스 매장<YONHAP NO-3716>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개된 유망구조 도출지역이 표기된 이미지.(사진=연합)

 

대통령실에서 지난 3일 이례적으로 ‘동해 유전 가능성’을 발표하자, 국내 정유업계에 미칠 영향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가 산유국이 될 경우 해외에서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판매하는 국내 정유사에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정유업계는 동해 유전이 아직 탐사 단계일뿐만 아니라 경제성도 확인되지 않아 섣불리 그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국정브리핑을 열고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석유공사가 동해, 서해, 남해에서 석유·가스를 탐사해 오던 결과, 포항 영일만 인근 심해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높은 수준의 확률로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밝힌 이 곳의 석유와 가스 추정 매장량은 최소 35억배럴에서 최대 140억배럴이다. 이 가운데 가스는 75%, 석유는 25% 수준으로 추정된다. 천연가스는 우리나라 전체가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 이상을 쓸 수 있는 양이다.

정부는 연말부터 해저에 구멍을 뚫어 자원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시추 탐사를 시작한다. 매장량과 매장 지역 등이 확인되면 2027~2028년 공사를 통해 2035년 상업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자료 조사 결과로 석유·가스 개발 성공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만약 상업 생산에 성공하면 국내 정유업계의 원유 도입 안정성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정유사들은 1년에 약 10억배럴에 달하는 원유를 해외에서 도입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유 140억배럴은 물량으로 따지면 상당한 수준”이라며 “세계적으로도 140억배럴 이상이 매장된 나라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140억배럴은 브라질(127억배럴), 알제리 매장량(122억배럴)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를 우리나라 앞바다에서 들여오게 되면 글로벌 에너지 위기나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도 안정적인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원유 도입 시 발생하는 유조선 비용, 운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점으로 꼽힌다.

다만 정유업계는 동해 유전 가능성에 따른 수혜 등을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정보가 없을 뿐더러, 가장 관건인 ‘경제성’에 대한 분석도 이뤄지지 않아서다. 정부가 전망한 시추 성공률은 20%지만, 시장에서는 10% 안팎으로 간주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 매장량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문제는 경제성”이라고 지적했다. 1번 시추할 경우 1000억원 이상이 들어가는데, 정부 말대로 최소 5회에 걸쳐 시추를 하면 5000억원이 넘게 투입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채굴 원가가 낮으면 낮을수록 좋은데 현재로선 파악이 어려워 신중하게 향후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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