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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기능경기대회 참가인원 10년새 반토막···K-명장이 사라진다

직업계고 참가인원 수 44.15% 감소…청년인구 감소대비 약 6배
“대회 위상 저조 원인…학부모 자식 기술 배우는 것 원치 않아”

입력 2024-06-02 16:16 | 신문게재 2024-06-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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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서 열린 전국기능경기대회<YONHAP NO-3385>
지난해 10월 16일 충남 천안시 충남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에서 열린 제58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실력을 겨루고 있다.(연합)

 

지방기능경기대회 참가인원 수가 지난 10년간 절반으로 급감하며 우수기능인력 양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울러 청년 기능인력 감소가 고령화·외국인력 도입과 맞물리며 향후 산업현장의 경쟁력 저하 및 노동생산성 감소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역대 지방기능경기대회 개최 현황’을 보면 직업계고 학생들의 참가인원 수는 지난 2013년 8468명에서 지난해 4729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44.15%가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청년인구(국가통계포털 참조)는 1147만3000명에서 1056만3000명으로 약 7.93%(91만명) 줄었다. 대회 참가인원 감소율이 청년인구 감소율 보다 약 6배나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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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기능경기대회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전기·전자, 기계, 건축·목재 등 산업분야에 투입할 수 있는 우수 기능인력을 발굴하고 국가 산업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1966년 9월 처음 개최됐다. 매년 개최되는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선발된 인원은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여기서 메달을 따면 국가대표로서 기능올림픽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참가인원이 저조한 이유는 ‘대학 선호’ 현상과 더불어 ‘3D업종 기피’ 현상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능경기대회 현장에서는 참가자들의 기술수준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충청남도 지방기능경기대회 전 심사장인 A씨는 “학령인구 감소로 전체 참가 인원이 줄며 10년 전보다 대회 수준이 퇴보한 것은 사실”이라며 “학생들이 대학 진학을 선호하며 우수한 기능인력 배출의 산실이었던 대회의 위상이 전과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 청년 기능인력 감소에 따라 산업현장의 생산성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산업 생산성 분석’ 보고서를 보면 부가가치기준 노동생산성 지수는 지난 2011년 104.1에서 2021년 94.5로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산업생산기준 노동생산성 지수도 106.9에서 98.6으로 줄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건설산업 노동생산성 순위는 지난 2010년 22위에서 2019년 26위로 하락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일부 기술 집약적인 산업들은 인구감소와 무관하게 높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어 지금 당장 전체 산업의 생산성이 감소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며 “하지만 우리 경제를 지탱해 왔던 제조·조선·건설 등의 주력산업은 여전히 중요하므로 직업훈련 등을 통해 숙련인력을 키우고 쇠퇴하는 산업의 경쟁력을 인구구조 변화보다 더디게 만들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산업현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던 기능경기대회 출신 인력들의 자리를 고령자와 외국인력이 대체하며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 저하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만 해도 비전문 인력인 고용허가제(E-9)를 통해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외국 인력은 16만500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산업인력공단의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지방기능대회 입상자들도 기업에서 우대했지만, 지금은 기능올림픽 출신들에게만 인센티브를 주고 있어 학생들의 동기부여가 사라진 것도 한 원인”이라며 “매년 10명의 명장들을 선정해 직업계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진행하고 있지만, 청년들이 기술에 흥미가 없고 근본적으로는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가 위험한 기술을 배우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세종=정다운 기자 danjung63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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