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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비상경영' 선포…면세업계 구조조정 신호탄?

업계 1위 롯데면세점 인력감축 등 비상경영 돌입에 업계 주목
실적 악화 속 업황 어두워 인력감축 확산될 지 관심

입력 2024-05-30 06:00 | 신문게재 2024-05-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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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서 여객들이 분주히 출국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인천공항)

 

롯데면세점이 다음 달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면세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을 시작으로 면세업계 전반에 이같은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는 조만간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 형식의 회의를 열고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의 비상경영선언에는 명예퇴직 실시, 조직 슬림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비상경영에 대한 방안이 구체화되지 않아 발표 시점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김 대표는 최근 열린 서울 잠실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내부 임직원 간담회에서 비상경영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경영에 대한 필요성은 지난 4월 제주점 임직원 간담회에서도 강조했다.

롯데면세점의 비상경영체제 돌입은 경영실적 악화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올 1분기 영업손실이 28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358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작년 3분기 이래 3분기 연속 적자로, 누적된 적자만 537억원에 달한다.

이는 롯데면세점만 직면한 문제는 아니다. 다른 면세업체도 올해 1분기 수익성이 악화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분기 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신라면세점은 1분기 영업이익이 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영업이익이 7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7.1% 줄었다.

면세점의 수익성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기다리던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가 돌아오지 않은 데다, 강달러에 내국인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탓에 예전처럼 면세쇼핑을 즐기지 않는다. 이 때문에 그동안 면세점 실적을 지탱해오던 시내면세점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 면세업계에서 시내면세점 볼륨이 가장 큰 롯데면세점의 경우 매출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면세점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시내면세점 매출이 줄어들면서 2019년 25조원에 이르던 한국 면세시장 규모는 지난해 12조원 때까지 떨어졌다는 게 면세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에 면세업계에는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번지고 잇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큰손인 유커들이 돌아와야 하지만, 현재 중국 내수 경기가 좋지 않고 최근 젊은층의 관광객이 면세쇼핑 대신 백화점이나 맛집으로 이동하고 있어 당분간 우호적 상황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롯데의 비상경영이 업계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송수연 기자 ssy12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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