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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원전, 체코·영국 '릴레이 잭팟' 노린다

입력 2024-05-28 06:53 | 신문게재 2024-05-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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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바라카 원전 2호기(사진=연합)

 

K-원전이 릴레이 잭팟을 노리고 있다. 30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체코 원전 수주전이 프랑스와 2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영국 원전까지 사정권 안에 들며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27일 원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국원자력산업협회(NIA)와 영국 원전 기업단은 다음달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으로 방한, 국내 원자력 발전소들을 둘러본다. 영국 정부가 지난 1월 신규 원전 투자 계획을 밝혔던 만큼 이번 원전 기업단의 방한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기대감은 크다.

앞서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는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현재의 4배인 24GW(기가와트)로 늘린다는 내용의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2030년부터 2044년까지 5년마다 3~7GW 규모의 신규 원전에 투자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한국전력(한전)이 영국정부와 웨일스 해안에 새 원전 건설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해 기대감을 키웠다.

김동철 한전 사장도 16일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영국과 원전 협력을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김 사장은 한전의 영국 원전 수출 가능성과 관련해 “작년 영국에 다녀왔을 때 그 쪽에서 먼저 한전이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 정해진 예산과 기간 내 건설)’을 바라카 원전에서 보여준 것을 알고 높이 평가했다”면서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영국 측과) 긴밀한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K-원전의 강점은 ‘온 타임 온 버짓’이다. 가격경쟁력을 갖춘 데다 기한 내 철저한 완공을 지켜낸 만큼 믿을 만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원전업계에서는 지난 2009년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에 수출한 원전의 ‘온타임 온버짓’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오는 7월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되는 체코 원전사업에서도 이 같은 장점이 바탕이 돼 프랑스와 치열한 2파전을 벌일 수 있는 요소가 됐다. 업계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와 테멜린에 2기씩 총 4기(각 1.2GW 이하)의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체코전력공사가 후보 기업들에 수정 입찰서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제출하지 못해 배제되면서 한수원과 프랑스전력공사(EDF)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EDF는 여러 차례 납기를 지연한 전력이 있어, 납기 준수 측면에서는 한국 원전이 우위에 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우리나라와 영국은 올해 초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시작으로 원전산업대화체를 포함한 정부 간 협의체를 신설해 가동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런던에서는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참여하는 ‘제6차 한·영 원전산업 대화체’가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양국의 원전 정책 동향과 함께 신규 원전 건설 방안,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첨단 원자력 기술, 방사성폐기물과 원전 해체, 핵연료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영국 측은 원전 건설 인허가 간소화와 함께 사업자에게 금융 모델 선택과 관련해 유연성을 부여하려는 방안도 설명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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