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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장이 이런 사람들로만 채워질 수 있다면..."

김봉수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장 행보 '호평'

입력 2024-05-2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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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원장
제1회 대한민국 대학창업 대전에서 김봉수 원장이 과기부가 추진하는 ‘딥사이언스 창업’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22년 취임 후 이어지고 있는 김봉수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장의 탈권위적인 행보가 대학들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김 원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그의 소탈한 성품과 함께 소통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에 따른다.

지난 4월 24일 저녁 제주시내 한 횟집에서는 10여명의 동남권 대학 관계자들과 김 원장이 둘러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대학 기술이전, 창업을 주제로 한 환담이 오갔다. 이들은 2024 기술이전 사업화 컨퍼런스에 참가한 TLO, 기술지주회사 소속 직원들이다.

자리에 합석한 기자가 “어떻게 실무자들과도 이름을 부르며 격의 없이 대화하세요?”라고 묻자, 이런 걸 왜 물어보냐는 듯 “우리 고객들이잖아요.”라는 짤막한 답변이 돌아왔다. “산단장인 교수들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 사업을 수행하는 직원들의 솔직한 얘기와 고민이 중요합니다.”고 그는 덧붙였다.

대학 혁신에 대한 기대와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이유는 사실 대학 내부에 있다. 흔히 대학에 6두품이 있다고들 한다. 정년을 보장받은 전임교수와 비전임·계약직 교수가 서열화 돼 있고, 학교직원 밑에 산단직원, 그 아래 계약직원들로 계층이 나눠져 있다.

이러한 대학 내 서열 구조 하에서 TLO 담당자는 대다수가 산단 직원이고, 일부가 학교소속 직원이다. 공공기관장과의 사적인 자리는 그 자체로 이들로서는 겪어본 적 없는 신선한 경험인 게 사실이다. 이날 김 원장은 직접 작성한 PPT 파일로 ‘기술사업화 현안’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뿐만 아니다. 이번 행사 두 달 전 같은 곳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대학창업대전’에서 김 원장은 ‘딥사이언스 창업지원 정책’을 발표하더니, 5월 8일부터 열린 전국산학협력단장협의회의 ‘제55회 춘계세미나’에서는 ‘대학기술경영촉진(TMC)사업의 개편방향’을 설명했다. 봄, 가을로 열리는 산단장 세미나에 연사로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는 그는 매번 다른 주제로 과기부의 정책 홍보와 함께 산학협력단장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연차가 좀 된 산학협력단장이라면 이제 김 원장과 스스럼없이 과기부의 정책 방향과 관련한 문답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또, 진흥원 사업을 수행하는 대학 고객들과의 소통뿐 아니라 첫 번째 고객이 직원이라는 그의 소신은 축소된 집무실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몇 달 만에 방문한 김 원장의 집무실은 1/3로 줄어있었다. 사무실을 19㎡로 축소하고 나머지 공간은 회의실로 꾸몄다. 회의 공간이 부족해 곤란을 겪는 직원들에 대한 배려였다는 후문이다.

5월 세미나에서 만난 한 지방대학 산학협력단장은 “김 원장을 취임한 후 알았지만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 같다.”며 “대학과 관련한 기관장들이 김 원장과 같이 현장과 긴밀히 소통했다면 우리나라 대학이 지금 이런 상황은 아니었을 것 같다”고 술회한 바 있다.

김봉수 원장은 주OECD대한민국대표부 과학참사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지식재산정책관을 거쳐 제4대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장에 취임했다.
김동홍 기자 khw09092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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