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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발목’…반도체 전영현號 띄운 삼성전자

D램 전문가를 신임 수장으로…경 사장 스스로 물러나
HBM 추격 단초, 세대교체까지
일각선 일시 체제 가능성도 제기

입력 2024-05-21 14:02 | 신문게재 2024-05-2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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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전영현 삼성전자 신임 DS부문장.(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래사업기획단장 전영현 부회장을 반도체(DS)부문 신임 수장에 위촉했다. DS부문장을 맡았던 경계현 사장은 SAIT(삼성종합기술원) 원장 자리 유지와 함께 신임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임명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을 보탠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이 HBM(고대역폭 메모리) 경쟁력 강화 차원의 결단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경 사장은 최근 DX부문장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을 만나 퇴임의 뜻을 전한 뒤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메모리 업황이 본격적으로 반등하는 시점에 삼성의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경 사장이 세대교체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2017년에도 권오현 DS부문장이 후배들을 위해 자진 사퇴를 한 사례가 있다”면서 “경 사장도 이같은 필요성을 느끼고 스스로 물러났을 것”이라고 봤다. 경 사장이 신임 DS부문장인 전 부회장이 맡았던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임명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수장 교체를 통해 삼성전자는 HBM 부문을 대대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 부회장은 업계에서 D램 전문가로 통한다. HBM이 D램을 적층해 만드는 메모리인 만큼 전 부회장의 경험이 HBM 강화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는 적임자란 시각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 1위 자리를 유지 중이지만 HBM에서 만큼은 SK하이닉스에 밀렸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HBM3E 8단이 최근 엔비디아 퀄 테스트를 통과한 반면, 삼성전자는 공급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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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회장은 LG반도체 D램 개발팀 출신으로 2000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뒤 2009년 D램 개발실장, 2014년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을 맡았다. 메모리사업부장 시절에는 20nm(나노미터, 10억분의1m) 이하 미세 공정 개발을 주도한 바 있다. 2017년에는 삼성SDI로 자리를 옮겨 5년간 대표이사직을 맡아오다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임명됐다.

삼성전자는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라며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전 부회장 체제가 일시적일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 사장의 갑작스런 용퇴로 경영을 후방 지원하던 전 부회장을 앉힐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경 사장의 다음 타자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신임 DS부문장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삼성전자의 주요 먹거리 사업이기 때문에 최 사장을 DS부문장으로 당장 부를 수 없는 것이다.

최 사장은 메모리 연구개발에만 20년 넘게 종사한 전문가로 하이닉스반도체(現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을 거쳐 삼성전자에 영입된 인재다. 삼성전자에서는 설계팀장, 개발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나노(2z) D램 개발의 주역으로 꼽힌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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