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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평균 거래 1000주 미만… '좀비 ETF' 42개 여전히 연명

금융당국 2년전 '청소 선언' 무색… 상장폐지 등 투자자들 위험 노출

입력 2024-05-20 14:30 | 신문게재 2024-05-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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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뉴욕에서 ‘인베스트 K-파이낸스’ 투자설명회를 갖고 국내 증시 밸류업 위한 ‘좀비(회생가능 불가기업) 기업’ 퇴출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재작년부터 정비하겠다던 좀비성 소규모 상장지수펀드(ETF)는 여전히 방치한 것으로 나타나 밸류업 공정차원에서 좀비성 ETF에 대한 당국의 명확한 조치가 요구된다.

20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ETF 중 상장폐지 가능성 있는 순자산 50억원 미만 ETF은 83개로 집계됐다. 이 중 3개월 평균 거래량 1000주 미만이면서 사실상 매매가 이뤄지지 않은 이른바 ‘좀비 ETF’가 42개에 달했는데 거래량 100주 미만인 ETF도 7개였다. 지난 4월 기준 ETF 상장종목수 856개로 보면, 상장 요건도 채우지 못하는 부실 ETF가 전체의 약 10%를 차지한 것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차이나A50커넥트인버스MSCI’은 순자산총액 49억원으로 지난 3개월 간 평균 거래량이 48주에 불과했다.

거래량이 아예 없는 ETF도 있다. 한국투자신탁의 ‘ACE 국채선물10년인버스’는 순자산총액 22억원으로 지난 3개월 동안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투자신탁 관계자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어 상장 폐지 사전안내를 했다”며 “‘ACE 국채선물인버스’의 경우 오는 24일에 거래정지에 들어가고 27일에 자진 상장 폐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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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부족한 좀비 ETF 현황 (표=노재영 기자)

 

‘좀비 ETF’의 문제는 투자자들 손실 위험이 점차적으로 가중됐다는 데에 있다. 유동성이 낮으면 시세보다 낮게 매도 주문을 내야 하고, 운용사가 관리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ETF의 수익률 악화로 이어져 손실 위험이 악순환처럼 반복될 여지가 크다. 낮은 가격 탓에 잠시 오른 개별 수익률만 보고 매수했다가 상장폐지를 당할 수도 있다.

한국거래소 ETF시장팀 관계자는 “ETF 원본액 50억원 미만으로 1개월 이상 지속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관리종목 지정 후 투자자에게도 알리고 있다”며 “관리종목 지정 후 운용사 임의 결정(자진 폐지)을 기다리다 사유를 반기 내 해소 못하면 1개월 공시 후 폐지한다”고 말했다. 운용사가 방치하면 1개월 공시 포함 최소 7개월 가량은 거래가 가능하지만 ‘권고’에 그치는 금융당국의 대책으로는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금융당국도 거래소도 나아가 운용사도 외면하는 상품때문에 금융·투자 지식이 없는 투자자들은 오늘도 멍이 들고 있다.

노재영 기자 no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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