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
“나 때는 말이야” 사람들이 현재를 지난날과 비교하며 지적할 때 자주 붙이는 말이다. 이를 온라인상에서는 ‘나 때’와 발음이 유사한 ‘라떼’라고 부른다. 브릿지경제신문은 매주 현 21대 국회 최대 현안에 관해 지금은 국회 밖에 있는 전직 의원들의 훈수, 라떼를 묻는다. 여권에선 국민의힘 김재경·홍일표 전 의원,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선 김형주·이목희 전 의원이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4·10 총선에서 5선에 성공한 우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당선인 총회에서 예상을 깨고 추미애 당선인을 꺾으며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뽑혔다. 우 의원은 ‘을지로위원회’(을 지키기 민생실천위원회의)을 이끌었고 문재인 정부의 첫 여당 원내대표로 활동했다.
당초 민주당 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 구도는 추 당선인, 우 의원, 6선 조정식 의원, 5선 정성호 의원까지 4파전으로 전개됐지만 조·정 의원이 지난 12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며 2파전 구도가 됐다.
정치권에선 추 당선인이 유력하다고 봤으나 개표 결과, 우 의원이 뽑혔다. 우 의원은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다. 국민 삶을 편안하게 만들고 국민 권리를 향상시켜 나갈 때 가치 있는 일”이라며 “앞의 국회와는 완전히 다른 국회, 올바른 일이 있으면 협의를 중시하지만, 민심에 어긋나는 퇴보나 지체가 생긴다면 여야가 동의해서 만든 국회법에 따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재경 전 의원은 “정당 민주주의의 한 장면”이라며 “당이 명심(이재명 대표 마음)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휩쓸리지 않는 결정적인 장면을 봐서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총선 때까지는 이 대표의 영향력이 있어서 명심이 실려 이번에 추 당선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명심이 쏠린다는 그런 우려가 민주당 의원 안에서 있었을 것”이라며 “여당 입장에서는 추 당선인과 우 의원 두 사람 중 누가 의장이 되더라도 정치 상황이 있기 때문에 상황적인 차이가 없다”고 했다.
같은 당 홍일표 전 의원은 “이번 경선 과정 중 명심 경쟁이 일어나고 후보들이 ‘의장이 중립이 필요 없다’며 공통으로 얘기해서 걱정되는 바가 많다”며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정해서 밀어붙이는 건 이제 다 통과되지 않겠나”고 우려를 드러냈다.
홍 전 의원은 “국회법에 ‘협의하게 돼 있다’ 하면 그 협의가 합의가 되도록 운영을 해왔던 것이 관행이었는데 그런 것들을 이제 합의가 안 되고 다수당 뜻대로 하게 되면 거의 속수무책이다”고 했다.
민주당 김형주 전 의원은 “민주당으로서는 한편으로는 좀 다행스러운 거 아니냐”며 “강성 당원들에 의해 의장조차도 그렇게 임의 추대하는 방식으로 형식적인 경선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좀 위험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 대표 측의 계산 안에 들어 있다고 하면 굉장히 이 대표가 지혜롭게 당을 운영하는 것이고 이 대표의 의중과 다르게 다선 의원들의 반란표가 있어서 이렇게 된 것이라면 이 대표가 당을 완전히 장악한 건 아니라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우 의원은 이전의 국회의장보다는 민주당 편을 더 많이 들어줄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같은 당 이목희 전 의원은 “우 의원이 22대 국회를 비교적 중립적으로 운영해 갈 것으로 본다”며 “다소 경선 과정임을 감안하더라도 ‘이재명이 내가 적격이라고 말했다’는 표현이 있었는데 그건 너무 나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우 의원이 뽑힌 이유를 보면 21대 국회에 있으면서 가졌던 인간관계가 한 측면이 있고 한편으로는 추 당선인이 친명 강경파의 입장에 서 있기 때문에 그것으로부터 의원들이 불안감을 느꼈을 것 같다”며 “추 당선인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나 2009년도 환노위 위원장 시절 보였던 행보도 작지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빈재욱 기자 binjaewook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