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ife(라이프) > 액티브시니어

[액티브 시니어] 교권 회복이 우선

<시니어 칼럼>

입력 2024-05-16 13:17 | 신문게재 2024-05-17 13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정운일 명예기자
정운일 명예기자

필자 어린 시절만 해도 부모의 말은 듣지 않아도 선생 말은 잘 들었다. 잘못하면 벌 받고 청소하고 회초리 맞았다. 집에 와서 맞았다고 말하면 오직 잘못했으면 맞았느냐고 꾸중하며 회초리로 더 맞았다. 요즈음 젊은 부모들이 본받아야 할 일이다.


그런데 최근 학교에서 조그마한 사건 사고가 나면 학부모들은 시도 때도 없이 전화로 교사를 협박해서 시달리다 못해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어 정부의 대책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필자는 60년대 후반 농촌으로 교사 첫 발령 받았다. 당시에는 학부모들도 교사를 존경하고 사기를 북돋아 주어 학생들 학습지도에 어려움이 없었다. 숙제, 새마을 청소, 지역사회 봉사, 나무 심기, 모내기 등을 해도 말없이 잘 따랐다. 지금 같으면 협박과 고발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스승의 어원과 선조들의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살펴보고자 한다.

스승의 어원은 무당(巫堂)과 사승(師僧)에서 유래한다. 옛 문헌에 무(巫:스승)는 여자 무당으로 고대 모계사회에서 대단한 지위를 지니고 있었다. 또한 스승은 원래 불교의 중을 사승 혹은 사(師)님 높여 부르는 말이었다.

이율곡의 학교모범(學校模範)에는 스승을 쳐다볼 때 목 위에서 봐서 안 되고, 선생 앞에서는 개를 꾸짖어서도 안 되고, 웃을 때 이빨을 드러내서는 안 되며, 스승과 겸상할 때는 7푼만 먹고 배부르게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또 성균관 학칙(學則)에는 길에서 스승을 만나면 두 손을 머리 위로 쳐들고 길 왼쪽에 서 있어야 하고, 말을 타고 갈 때는 몸을 엎드려 얼굴을 가리고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한편 고려 때에는 선생이란 말은 과거에 급제한 사람에 대한 존칭이었다. 조선 시대 문주회(文酒會)는 선비들이 술 마시며 글 짓는 모임으로 서로 선생이라 호칭했다. 비록 벼슬이 높은 귀인일지라도 과거에 급제하지 않으면 선생이라 부르지 않고 대인이라 불렀다. 이처럼 선생이란 아무에게 호칭하지 않는 귀한 존칭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고 가르친다.

오늘날 스승의 날 유래는 1958년 충남 강경여자중고등학교의 청소년적십자에서 시작되었다. 윤석란을 비롯한 단원들은 병환 중에 계신 선생님을 위문하고 퇴직하신 스승님의 위로 활동을 하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1963년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에서 처음으로 은사의 날로 정했다.

요즈음 선생은 있어도 스승이 없다고 한다. 스승은 단순히 지식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까지 가르치는 진정한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다. 참 스승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정부는 겨레의 스승이신 세종대왕 탄신 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한 것은 잘한 일이다. 요즈음처럼 교권 침해가 빈번히 벌어진다면 참된 교육은 기대할 수 없다. 겨레의 참된 스승과 참된 제자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교사들의 인권 보호와 교권을 신장시켜야 한다. 교권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운일 명예기자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