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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우즈벡서 빛난 ‘K-메디’…힘찬병원, 부하라서 ‘척추 신경 성형술’ 최초 시행

이수찬 대표원장·상원의료재단 박혜영 이사장 등 의료팀, 현지 환자에 척추 시술 시행
“이번 치료 시작으로 부하라 힘찬병원에서 신경 성형술 본격 시행 계획”

입력 2024-05-14 06:59 | 신문게재 2024-05-1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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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부하라에 위치한 부하라 힘찬병원. (사진=안상준 기자)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약 580㎞ 떨어진 부하라 지역에는 태극기를 달고 있는 준종합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2019년 문을 연 이 병원은 한국에서 관절·척추병원으로 잘 알려진 힘찬병원의 우즈벡 지점이다.

정식 명칭은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힘찬병원’으로, 우즈벡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인도 받은 2만3140㎡(약 7000평) 부지 면적에 8925㎡(약 2700평) 규모의 지상 3층 규모로 정형외과·신경외과·외과·내과·신경과 등의 진료과와 100개의 병상을 갖추고 있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우즈벡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 ‘이 곳에 제대로 된 병원을 만들어야 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우즈벡은 정부가 직접 의료 서비스를 구매하고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옛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의 모델을 따르고 있어 여전히 필수 의료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우즈벡 거리에 자리 잡은 상점 3~4개 중 1개가 약국인 것도 이 때문이다. 환자들이 아파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단순히 약을 복용하는 치료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우즈벡 국민의 기대 수명은 2019년 73세로, 우리나라(83.3세)보다 10년 이상 짧다.

부하라 힘찬병원은 열악한 우즈벡의 의료 환경과 달리 한국의 선진 의료 시스템을 그대로 이식한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환자가 병원에 처음 방문한 순간부터 접수-진료-수납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한국 병원과 유사하게 설정했으며, 개인별 물리치료실과 체외 충격파 치료실도 마련됐다. CT와 MRI 등의 의료기기 역시 한국의 힘찬병원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최신식 장비로 설치했다.

부하라 힘찬병원은 개원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하늘길이 끊기며 한국과 우즈벡 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과 상원의료재단 박혜영 이사장은 코로나19가 엔데믹에 접어든 이후 부하라 힘찬병원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한 차례 우즈벡을 방문한 데 이어 5월 초에도 황금연휴를 반납하고 우즈벡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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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선진 의료 시스템을 그대로 이식한 최신식 시설을 갖춘 부하라 힘찬병원. (사진=안상준 기자)

 

◇우즈벡 최초 ‘신경 성형술’ 시행 등 선진 의료 전수

두 사람이 이번에 우즈벡에 방문한 건 척추 비 수술 치료법인 ‘신경 성형술’을 우즈벡 최초로 부하라 힘찬병원에 도입해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다.

이수찬 대표원장과 박혜영 이사장, 목동힘찬병원 허준영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인천힘찬종합병원 물리치료실 전은하 팀장 등 힘찬병원 의료팀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부하라 힘찬병원을 방문해 현지 환자들에게 척추 시술 등을 시행했다.

현재 우즈벡에서는 척추 질환을 치료할 때 대부분 절개를 하는 수술적 방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최소 침습 수술인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은 도입 초기로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특히 대표적인 비 수술 치료법인 신경 성형술은 아직 도입조차 되지 않은 실정이다.

신경 성형술은 꼬리뼈 부위에 작은 구멍을 내고 지름 1㎜의 초소형 카테터를 삽입해 손상 부위를 찾아 약물을 주입해 신경 유착을 풀고 염증을 제거해 주는 비 수술 치료법이다. 한국에서는 척추관협착증, 추간판탈출증 등 척추 질환에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허준영 원장은 현지 환자 18명에게 한국의 첨단 척추 치료법인 신경근차단술, 신경 성형술, 양방향 척추내시경 등을 직접 집도했다. 동시에 부하라 힘찬병원 의료진에게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이수찬 대표원장은 “한국에서는 수만명이 신경 성형술을 통해 척추 질환을 치료 받고 있지만, 우즈벡에서는 아직 활용이 안 되고 있다”며 “이번에 우즈벡 최초로 부하라 힘찬병원이 신경 성형술을 도입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이번 치료를 시작으로 신경 성형술을 부하라 힘찬병원에서 본격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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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힘찬병원 허준영 원장에게 신경 성형술을 시술받은 우즈벡 현지 환자가 시술 다음날 허 원장에게 시술 경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안상준 기자)

 

◇신경 성형술 받은 환자들 “통증 사라졌다” 만족도↑

이날 허준영 원장에게 신경 성형술을 시술받게 된 현지 환자들은 우즈벡 최초로 시술을 받는다는 긴장감 속에서도 “한국의 신경외과 전문의가 시술을 할 것이다. 시술 후에는 더 이상 아프지 않아도 된다”는 이수찬 대표원장의 말에 큰 기대감을 표했다.

시술 다음 날 만난 이크라모브 무로드(남·36)씨는 “그동안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허리가 아파 일상생활이 많이 불편했는데, 한국에서 도입한 새로운 치료를 받고 통증이 많이 좋아졌다”며 “비 수술 치료라 수술에 대한 부담이 없었고 의료 기술이 뛰어난 한국 의사가 직접 시술을 해준다고 해 믿을 수 있었다.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경 성형술과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을 받은 다른 환자들도 “통증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누워 있을 때는 아프지 않고 곧바로 걸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이제 제대로 된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나와 같은 척추 질환을 가진 다른 우즈벡 사람들에게도 힘찬병원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힘찬병원은 이번 우즈벡 방문을 통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환자에게 무료로 수술을 지원하는 ‘힘찬 나눔 의료’도 진행했다. 수술은 물론, 재활까지 지원하며 완전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예정이다.

지난 2019년 시작된 힘찬 나눔 의료는 부하라주의 협조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우즈벡 환자를 한국으로 초청하거나 부하라 힘찬병원에서 정밀검사와 수술을 지원함으로써 관절·척추건강을 되찾아주는 힘찬병원의 글로벌 의료 사회공헌활동이다.

지난해 12월 고관절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퇴행성 무릎관절염 등의 질환으로 한국에 입국해 수술을 받은 우즈벡 환자 3명도 이번에 부하라 힘찬병원으로 초청해 회복 상태를 살펴보는 등 사후 관리 서비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힘찬 나눔의료를 통해 인천힘찬종합병원에서 인공고관절 수술과 무릎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친 후 올해 1월 우즈벡으로 귀국한 환자들이다.

양측 무릎 로봇인공관절수술을 받았던 술타노바 아돌랏(여·57)씨는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삶이 달라졌다. 통증이 사라져 너무 기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수찬 대표원장에게 전달할 감사의 선물을 한가득 들고 온 그는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나눔 의료 사후관리 환자
지난해 12월 인천힘찬종합병원에서 인공 고관절 수술과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성공적인 재활을 마친 후 올해 1월 우즈벡으로 귀국한 환자들도 이번에 부하라 힘찬병원에 방문해 사후 관리 서비스를 받았다. (사진=안상준 기자)

 

◇“앞으로도 K-메디컬 우수성 널리 알릴 것”

이 밖에 인천힘찬종합병원 물리치료실 전은하 팀장은 현지 물리치료사들에게 직접 물리치료 프로그램을 교육하는 등 한국의 선진 재활치료 기술을 부하라 힘찬병원 의료진에게 전수했다.

이수찬 대표원장은 “부하라 힘찬병원에 신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각종 수술 재료를 허가받기까지 1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과정이 너무 힘들어 중도에 그만둘까도 했지만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치료를 제공하겠다’는 일념으로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우즈벡 최초로 신경 성형술을 도입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K-메디컬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힘찬병원 브랜드의 세계화를 위해서 힘껏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찬 대표원장과 박혜영 이사장은 귀국 전 부하라 힘찬병원 의료진을 만나 병원이 더욱 발전하기 위한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수찬 대표원장은 “한국 의사가 정기적으로 부하라 힘찬병원에 와 수술과 시술을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잡았다. 5월 말에도 한국 의사가 방문할 것”이라며 “부하라 힘찬병원 의료진이 우즈벡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나와 이사장의 목표다. 우리가 우즈벡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박혜영 이사장도 “개원 전에 방문했을 때보다 부하라라는 도시가 엄청나게 발전했음을 느낀다”며 “부하라 힘찬병원도 그 이상의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 한국에서도 많이 돕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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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병원은 이번 우즈벡 방문을 통해 부하라국립대학교와 지속적인 우호 협력 관계 유지와 상호 업무 협조를 위한 협약식을 맺었다. (왼쪽부터) 상원의료재단 박혜영 이사장 부하라국립대학교 하미도브 오비드존 하피조비치 총장,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사진=안상준 기자)

 

한편, 힘찬병원은 이번 우즈벡 방문을 통해 부하라국립대학교(총장 하미도브 오비드존 하피조비치)와 지속적인 우호 협력 관계 유지와 상호 업무 협조를 위한 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부하라 힘찬병원은 부하라국립대학 임직원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상호간에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힘찬병원은 교직원과 학생 등 부하라국립대학 구성원 중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에게 1년에 2건의 무료 수술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즈베키스탄(부하라)=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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