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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전략 변화…가치투자 → 초단타매매"

입력 2024-05-12 10:30 | 신문게재 2024-05-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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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상승 마감, 원/달러 환율 하락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외국인의 한국 증시 투자전략이 가치투자에서 초단타 매매로 변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한국증권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논문 ‘외국인 주도세력의 투자전략 변화: 가치투자에서 고빈도 알고리즘으로’에 따르면, 우민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 팀장과 엄윤성 한성대 교수는 2005년부터 2022년까지 17년 동안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전 종목을 대상으로 외국인의 매매내역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가치투자는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하고 보유하는 중장기 투자전략을 말한다.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는 종목의 단기 움직임에 집중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알고리즘을 이용한 주문방식으로 다수의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논문 저자들은 2005년부터 2022년까지를 5개 구간으로 나누고, 시기별 거래대금 상위 10개 외국인 계좌의 매매양태를 분석한 뒤 나머지 시기와 비교했다.

2005∼2008년 상위 10개 계좌는 각자 일평균 최대 120개 미만의 종목을 거래했으며 거래금액은 29조∼47조원 수준이었다. 이후 2012∼2016년 구간에서는 1000종목 이상을 거래하는 계좌가 상위 10위권 안에 들기 시작했고, 이들은 2016∼2019년, 2020∼2022년 구간에도 거래대금 상위권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구간 상위 10개 계좌가 전체 외국인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졌다. 2005∼2008년에는 20.13%였으나 2020∼2022년에는 41.35%에 달했다. 각 시기의 상위 10개 외국인 계좌가 매매한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감소하는 추세도 관찰됐다. 구간별 상위 10개 계좌에서 거래한 종목들의 시가총액을 단순 평균한 결과, 2005∼2008년에는 8조7125억원에 달했으나 2020∼2022년에는 평균 2조2231억원짜리 종목을 매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첫 번째 시기(2005∼2008년)에 상위 10개 계좌의 데이트레이딩(당일 매수·매도) 비중은 5.02%에 불과했으나, 가장 최근 시기(2020∼2022년)에는 9.97%로 상승했다. 한 특정 계좌의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23.21%에 달하기도 했다.

논문 저자들은 “외국인은 대규모 자금을 소수의 우량주에 투자해 중·장기로 운용하는 정보거래자라고 인식되고 있다”며 “최근 고빈도 거래자라고 불리는 HFT(High Frequency Trading·고빈도 알고리즘 매매) 투자자 외국인의 거래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연기금 등이 주도하던 ‘가치투자자’ 외국인의 거래규모를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분석 결과, 거래대금 상위 10위의 외국인들은 소수 우량주를 집중투자하던 방식에서 다수 종목을 분산 투자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며 “일평균 1000개가 넘은 종목을 거래하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새로운 주도세력이 됐으며, 데이트레이딩 비중, 거래종목 평균 시가총액, 가격 등은 이러한 변화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규제 차익거래를 위해 아시아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반영하듯 유사한 양태를 가진 외국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저자들은 “본 연구는 외국인의 매매양태가 초단기 알고리즘을 이용한 단기성 매매전략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 거래대금 기준으로 주도세력이 변하고 있음을 증명한 첫 연구라는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외국인의 매매양태 및 시장영향력에 대한 그간의 연구를 재확인할 필요성이 있으며, 금융당국도 외국인에 대한 다양한 인식과 시장영향력에 대한 추가적인 견해가 필요함을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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