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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은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실패..‘남매의 난’ 아워홈 미래는

아워홈, 매출·영업익·당기순이익 역대 최고 달성
막내 구지은 부회장 사내이사서 퇴출...장남·장녀가 안건 반대
구지은 공백, 향후 글로벌 사업 차질 우려

입력 2024-04-22 06:00 | 신문게재 2024-04-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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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왼),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대표이사(오). (사진=아워홈)

 

아워홈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구지은 부회장이 사내이사 재선임에 실패했다. 아워홈 창립자 고(故) 구자학 회장 장녀인 구미현씨가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다.

그동안 ‘구지은 체제’로 굳혀졌던 아워홈 경영권 싸움이 다시 한 번 점화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작년 아워홈을 최대 실적을 이끈 구 부회장의 공백이 향후 글로벌 사업에 차질에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아워홈 주주총회에서 구지은 부회장 등 사내이사들의 재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해당 안건은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인 구미현씨의 반대로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구지은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6월 종료된다.

이번 주총에서는 구지은 부회장의 첫째 언니인 구미현 이사와 그의 남편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 교수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는 구미현씨가 주총에 스스로 올린 안건이었다. 지금까지 구미현 이사는 그동안 아워홈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이번 주총에는 구 전 부회장 측이 배당 한도를 200억원으로 높이는 안건과 구본성 전 부회장의 아들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제안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이번 주총 결과에 구지은 부회장은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구미현씨는 2021년 주총에서 구 전 부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안을 결의했고, 이사 임기 만료까지 세 자매가 모든 주총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는 의결권 통일 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구지은 부회장이 다시 주총을 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법에 따르면 회사 지분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누구든지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구미현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과 손을 잡아버린 상황에서 임시 주총을 다시 열어도,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사진자료] 매출 및 영업이익 그래프 (2020~2024)
아워홈 매출 및 영업이익 그래프 (2020~2024). (사진=아워홈)

 

회사 내부에서도 구지은 부회장의 이사 퇴출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구 부회장은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고, 올해도 글로벌 사업의 호조를 발판 삼아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었다. 실제 아워홈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 늘어난 1조983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76%나 늘어난 94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구지은 부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핵심 과제로 삼았던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이 빛을 발했다. 지난해 아워홈 글로벌 사업 실적은 전년 대비 13% 가량 성장했다.

지난 1월 아워홈은 글로벌 푸드&헬스테크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구지은 부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4에 참석하기 위해 비즈니스전략, 글로벌, 기술경험혁신 등 직접 구성한 참관단을 이끌고 행사 기간 내내 현장에 머물며 푸드테크, AI, 헬스케어 등 다양한 관련 전시 부스를 참관했다.

이후 구지은 대표 체제가 공고해지는 분위기였으나 다시 구미현씨가 구 전 부회장 편을 들게 되면서 균열이 생기게 됐다.

일각에서는 경영 경험이 없는 구미현씨 부부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대신 전문경영인을 사내이사로 진입시켜 경영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이렇게 되면 아워홈은 당분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다만 구미현씨가 지분매각 의사가 강해 구지은 부회장이 적정가격에 지분 매입을 제안할 시 경영권을 되찾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아워홈 관계자는 “현재 구지은 부회장의 상황에 대해 알 수 없고, 주총 관련 공식적인 입장도 현재로서는 따로 없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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