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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티에 반바지 출근'…장인화, 포스코 조직문화 '확' 바꾼다

장인화식 '소통경영'…'미스터 폴더인사'
간부 직원도 복장 가볍게 기대감
올여름엔 반바지에 샌들 신고 출근

입력 2024-04-16 06:42 | 신문게재 2024-04-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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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현장경영2
장인화 회장이 포항제철소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그룹이 대기업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반바지’까지 허용하는 등 파격행보에 나섰다. ‘미스터 폴더인사’로 불리는 장인화 회장이 취임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조직 문화 개선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재계 및 관련업계에서는 포스코가 딱딱한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를 벗고 ‘젊은 포스코’로 새롭게 이미지메이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지난 주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율복장을 확대 시행했다. 그동안 ‘출근복’으로 금지했던 반바지와 후드티, 아웃도어티, 샌들까지 전격 허용했다. 복장 자율화를 선언한 대기업 중에서도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 곳은 삼성이나 LG전자 등 손에 꼽는다. 현대차그룹도 자율복장을 허용하고 있으나 남성 직원의 ‘반바지 출근 금지’는 불문율이다. 포스코퓨처엠 등 포스코그룹의 일부 계열사는 신입사원 면접 시에도 캐주얼 복장을 권장하고 있다. 정장은 아예 ‘착용금지’다. 포스코그룹은 “임직원 개성 존중과 창의성 촉진, 업무효율 향상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이번 반바지 착용 허용은 장인화 회장의 ‘소통 경영’의 첫 행보로 평가된다. 취임과 동시에 나선 ‘100일 현장경영’에서 반바지 착용에 대한 직원 건의를 직접 청취했다는 후문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제한적인 자율복장을 시행했으나 지나치게 캐주얼한 스타일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특히 소통 경영은 장 회장을 대표하는 경영 스타일이기도 하다. 장 회장은 한 참 어린 직원에게도 ‘폴더인사’를 할 정도로 몸을 낮춘다고 한다. 그가 소통과 함께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혁신적 사고’다. 장 회장은 지난달 취임사를 통해 “저를 비롯한 모든 경영층은 현장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 직원이 회사를 신뢰하고 자긍심을 갖도록 하겠다”면서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분위기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도전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자율복장을 전면 허용하면서 포스코 내부 분위기도 ‘확’ 바뀌고 있다. 반바지나 발이 훤히 드러나는 샌들을 신는 것을 꺼리는 직원이 거의 없을 정도다. 실제 올 여름에는 한결 가벼운 복장을 기대하는 직원들이 대다수다. 이른바 ‘간부’ 임직원의 복장부터 가볍게 바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여름 긴 바지 대신 반바지만 입어도 체온이 2~3도는 내려가는 기분”이라면서 “반바지는 업무 효율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내부 기강을 강조하는 조직 문화에선 비상식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궁극적으로 포스코를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바꾼 미국 ‘애플’과 같은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스티븐 잡스나 팀 쿡 등 회사 최고경영자가 청바지 차림으로 프레젠테이션하는 모습으로 전세계에 이목을 끌었던 애플의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사실상 벤치마킹하겠단 뜻으로 읽힌다. 장 회장은 최근 사내 홍보를 위해 제작한 콘텐츠에서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공감’이라고 생각한다”며 “직원 대의 기구를 비롯해 지역사회 이해관계자들과도 공감에 기반한 진정성 있는 소통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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