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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30명 모으면 금리 6% 줄게”…우리은행 투게더적금, 유사 다단계식 마케팅 논란

입력 2024-04-14 13:32 | 신문게재 2024-04-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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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전경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이 가입자 30명을 모집하면 최고 6% 금리(우대금리 3%)를 주는 적금 상품을 내놓자 이 마케팅 방식이 유사 다단계 판매 형태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있다. 금융당국은 일종의 공동구매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금융관련 사이트에서는 공동가입자를 모집한다는 댓글들이 이어지면서 호응과 비판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6%대 고금리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상품모집을 희망하는 개인이 모집한 인원에 따라 우대금리를 차등 적용하는 ‘우리 투게더 적금’이다. 자유적립식으로 월 5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으며, 저축기간은 6개월로 1인 1계좌만 가입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3%이고, 상품 모집을 희망하는 소비자가 우리WON뱅킹에서 추천코드를 발급받아 이를 가입 희망자들과 공유하면 모집인원에 따라 최고 3%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우대금리는 모집인원별로 △2~5명 1.5% △6~14명 2.0% △15~29명 2.5% △30명 이상 3.0%가 적용되며, 추천코드별 최대 50명까지 모집할 수 있다. 추천코드를 받은 가입자는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코드를 공유할 수 있으며, 최초 추천코드 발급일로부터 14일 후 우대금리가 확정된다.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 이 적금을 소개한 게시글에는 “같이 하실 분 찾는다. 현재 16명이다”라며 본인의 추천코드를 공유하거나, “추천코드를 공유해달라”, “나도 가입하겠다”는 등의 댓글들이 잇따른다.

이처럼 개인이 적금 가입자를 모집한 인원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차등 적용하는 방식을 놓고 일각에선 다단계 업체의 그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은행의 공공재 성격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권에서 이런 상품 설계·판매가 진행되는 것에 의아해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한 금융소비자는 “6% 이율을 적용받으려면 내가 가입한 추천코드를 통해 2주 동안 30명이상 가입을 시켜야 3% 우대금리를 받아 총 6% 금리를 받을 수 있다”며 “한마디로 내가 적금팔이 장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저기 가족이나 친구들을 가입시켜야 하는데 (은행이) 장사를 대신 시키는 것이고, ‘투게더’가 아니라 사실 ‘다단계’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른 고객을 좀 더 데리고 올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는 측면에서 개발된 상품”이라며 “이미 활용하고 있는 추천인코드 같은 개념으로, 한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소개해 상품에 가입하면 금리나 혜택을 받는 것이므로 다단계라는 해석은 거래의 실질을 보지 않고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측도 “코드를 공유한 사람이 다음 사람에게서 더 높은 이자를 취하거나 수수료를 받는 구조가 아니므로 다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같이 모여서 가입하면 모인 만큼 금리를 더 주겠다는 것이므로 공동구매로 봐야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수환·강은영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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