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정치 · 정책 > 4·10 총선

[4·10 총선] 초토화된 제3지대…심상정·이낙연 씁쓸한 퇴장

입력 2024-04-11 13:16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심상정과 이낙연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새로운미래 이낙연 대표. (사진=연합뉴스)

 

양당 정치를 타파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녹색정의당과 새로운미래가 제22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0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각 당의 거물급 인사인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새로운미래 이낙연 후보도 낙선하면서 정치생명이 위태로워졌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비례대표 개표 결과 정의당은 2.14%, 새로운미래는 1.70%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정당 모두 득표율 3%를 넘지 못해 공식선거법상 비례대표 의석을 하나도 얻지 못했다.

진보정당 최초 5선에 도전한 심 후보는 경기 고양갑에서 18.41% 지지율로, 차기 대권 주자였던 이 후보는 광주 광산을에서 13.84% 지지율로 고배를 마셨다. 반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4수 끝에 지역구에 당선돼 제3지대 후보들 중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창당 이후 처음으로 원외 정당이 됐다. 비례대표뿐만 아니라 지역구에서도 단 1석을 가져오지 못했다. 타 진보 군소정당이 더불어민주연합에 합류해 국회에 입성한 것과 대조된다.

역대 총선에서 일부 진보 유권자들은 지역구는 민주당에, 비례대표는 진보정당에 투표를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민비조’(지역구 민주당, 비례대표 조국혁신당)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진보 유권자들의 마음이 돌아섰다.

정의당은 지역구뿐만 아니라 비례에서도 존재감을 강조해 온 만큼 선거 참패로 당의 존립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심 후보는 정의당 재창당 시 내홍을 겪은 데 이어 원외 정당 결과까지 받으면서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제3지대 정당인 새로운미래도 상황은 좋지 않다. 출범 당시 반명(반이재명) 진보층과 중도층 표심을 잡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개혁신당과 합당·결별 과정을 겪으면서 지지율이 떨어졌다.

이로써 이 후보는 민주당 탈당 등 배신자 프레임에 이어 섣불리 합당을 했다는 비판과 함께 리더십 위기에 직면했다. 무엇보다 진보 텃밭인 호남에서 지지 기반을 잃었고 총선에 참패하면서 정치 복귀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에 출마한 김종민 후보는 당에서 유일하게 당선됐으나 민주당 공천 취소 덕에 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브릿지경제에 “정의당은 독자 노선일 때부터 (참패가) 예견됐고 당내에서도 심 의원에 대해 문제가 제기돼 왔다. 정의당은 해체되거나 재창당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새로운미래에 대해서는 “이재명 정당이 아닌 새로운 야당으로서의 대안을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지금 애매하다. 완전히 없어진 게 아니라서 새로 뭘 하기도 그렇다”며 “이낙연 대표는 사실상 정계 은퇴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브릿지경제에 군소정당의 몰락을 두고 “제3지대 정당이 뭔가를 하려면 정치적 양극화가 심하면 안 된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지기 때문이다”라고 평했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