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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를 가다] 부산 연제… ‘텃밭 지키기’ 김희정 vs ‘진보깃발 꽂기’ 노정현

'지역일꾼' 강조 김희정, '정권심판' 외치는 노정현

입력 2024-04-04 14:31 | 신문게재 2024-04-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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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제는 22대 총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거구 중 하나이다. (사진=김희정 캠프 페이스북, 브릿지경제)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브릿지경제 총선특별취재팀은 접전 지역을 밀착 취재해 후보들과 유권자들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 그 아홉 번째 지역(마지막)은 부산 연제구다.

총선 때 마다 예상치 못한 지역구가 격전지가 된다. 이번 22대 총선에서 많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받은 곳은 부산 연제다. 연제가 시선을 끈 첫 번째 이유는 진보당 노정현 후보가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성문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 승리하며 야권단일화 후보가 됐기 때문이다. 이어 노 후보는 여세를 몰아 이 지역에서 진보당 출신 국회의원을 노린다.

하지만 연제는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진보당 후보에게 만만한 곳이 아니다. 연제구 구민들은 제15대 총선부터 민주당 김해영 후보(20대 총선)를 제외하고는 보수당 후보들을 의원으로 당선시켰다.

또 국민의힘 김희정 후보는 연제에서 제17대, 제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지역 인지도가 높은 후보다. 당초 정치권에선 김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노 후보가 경쟁력을 보이며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이 지역에서 김 후보의 ‘텃밭 지키기’ 냐 노 후보의 ‘진보깃발 꽂기’냐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아울러 연제에선 교통난이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된다. 상습적인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부산 연제구의 교통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두 후보는 각기 다른 방법으로 해결책을 내놓으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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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부산지역본부는 지난 3일 김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브릿지경제)

 

“공약 실천 가능성으로 후보를 봐야 한다”

국민의힘 김희정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연제구 최초의 3선 의원에 도전한다. 8년 만에 연제구로 돌아온 만큼, 국회에서 중량감 있는 상임위원장이 돼 열의를 다해 연제구와 부산 발전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김 후보는 지역구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최연소 여성가족부 장관, 최연소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하는 등 국정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이러한 이력을 바탕으로 본인의 경쟁력을 ‘공약 실현 가능성’으로 꼽았다.

지난 3일 연제구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김 후보는 브릿지경제에 “연제구는 부산의 중심지임에도 발전이 더디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있다. 훈련이나 연습이 필요한 후보 보다는 경험 있는 후보가 지역 현안을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며 “법안 발의 및 교섭 단체 구성 조건, 예산 확보 등을 고려했을 때 소속 정당의 힘이 약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야권 후보가 단일화됐는데, 슬로건 자체가 연제구 발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정권 심판이다. 의석을 더 많이 얻는 게 목표인 것이다. 공약 실천에 대한 가능성을 주민이 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연제구의 핵심 현안 중 하나인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산역과 센텀역을 잇는 제2센텀선 경전철을 신설하고, 황령 3터널을 조기 개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외에도 동해남부선 연계 공영주차장 확충, 연산교차로 허브거리 조성, 드론택시 터미널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또 1호 법안으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관련된 종합 법안 세트를 발의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위성정당방지법, 국회의원 수 줄이기 등이 포함된다. 보통 정치관계법은 미루다가 마지노선으로 다루는데, 특권 내려놓기 법을 먼저 처리해야 국민에게 제22대 국회가 신뢰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연산역 인근에서 만난 부동산 공인중개사 60대 A씨(남)는 연제가 격전지로 부상한 것에 대해 “이 지역은 원래 보수세가 강한데 그런 분위기가 됐다”며 의아했다. 이어 “부동산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국민의힘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금 진보 쪽에서는 정권심판을 강조한다. 현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만 할 수 없지만 2년밖에 안 된 시점에 정권심판 프레임은 좀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연일정통시장 상인 50대 B씨(여)는 “노 후보가 이기고 있다는데 여기 분위기를 보면 또 모르겠다. 어느 후보든지 우리 상인들이 좀 먹고살 만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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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노정현 후보가 지난 3일 유권자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브릿지경제)

 

“윤석열 정권 심판 제대로 할 사람”

선거유세를 하는 입장에서는 비가 오는 상황은 그리 달갑지 않다. 유세를 적극적으로 하기 어렵고 유권자들 반응도 날씨가 좋을 때와 비교해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봄비치고 많은 비가 왔던 이날, 그럼에도 노 후보는 연일전통시장에서 상인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유권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유권자들은 노 후보를 보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날씨 탓인지 행인이 얼마 없었지만, 그는 유세차에 올라 지나가는 주민들을 위해 자신을 어필했다.

노 후보는 브릿지경제에 이번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정권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이슈가 구도를 거의 장악했고 안착이 됐다고 본다”며 “더 강하게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무능을 잘 폭로하고 주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가는 과정을 잘 펼쳐나가면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연제는 원래 여론조사도 안 하던 지역이다. 여기는 보수 후보가 당선되는 곳”이라며 “이렇게 관심 지역으로 확 올라가게 된 이유도 야권 단일화 경선이 잘됐고 정권 심판을 제대로 할 사람을 이번에는 뽑고 싶다는 메시지가 부산에 퍼져 결국은 이런 돌풍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했다.

또 노 후보는 지역 현안인 교통난 해소 공약도 제시하며 지역일꾼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노 후보는 서면답변을 통해 “연산 1·8·9동의 교통난을 해결하는 방도로 지하철 3호선 지선 건설을 추진하겠다”면서 “지하철 3호선 연산역과 망미역을 연결하는 지선은 대단지 아파트들이 있는 연산1동 8동 9동의 만성적인 교통난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지방 소멸에 관해선 “부산은 금융, 산업, 소비 유출 등으로 인해 지방소멸 위기에 있다”며 “‘지역경제 순환 3법’을 입법해 부산의 경제력이 역외로 유출되지 않고 부산시민들과 연제주민들의 삶을 향상하는데 기여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노 후보의 선거 유세장에서 만난 50대 C씨(여)는 “나는 민주당을 지지했고 구의원을 2번 했음에도 노 후보를 잘 몰랐는데 잘될 것 같다”며 “정권 심판 바람이 워낙 세다. 김 후보가 인기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 연제=빈재욱·나유진 기자 binjaewook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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