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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한국' 신화 일군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별세

입력 2024-03-31 16:08 | 신문게재 2024-04-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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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석래 회장 인물사진2
조석래 회장. (효성그룹 제공)

 

지난 29일 영면(永眠)에 든 조석래(향년 89세)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섬유한국 신화’를 일군 주역으로 꼽힌다. 효성의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조 명예회장은 1966년 아버지의 부름으로 효성물산에 입사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았다. 48세 때인 1982년에는 그룹 회장에 올라 효성은 물론 한국경제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경영인이다.

조 회장은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 등 신기술 개발에 잇단 성공하면서 ‘기술 경영’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지목된다. 그야말로 섬유·소재 산업의 변방에 불과했던 한국을 집념과 뚝심으로 세계시장에 우뚝 세웠다는 평가다. 특히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는 원조로 불리는 미국 듀폰의 ‘라이크라’를 제치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플라스틱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며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폴리케톤, 강철보다 10배나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산업파급효과가 큰 탄소섬유 등도 그가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효성이 혁신 제품을 앞세워 세계 소재 시장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하면서 재계에선 그의 경영 철학을 집중조명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는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아 경제계의 원로로서 한국경제의 큰 어른을 자처하기도 했다. 당시 조 회장은 ‘일자리 300만개 창출’에 목소리를 높이는 등 글로벌 금융 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서민 경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민간 외교 분야에서도 현격한 공을 세워 202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발효 10주년 공로패를 수여받는 등 국내외에서 존경받는 ‘민간 외교관’으로 불린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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