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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리포트] 외국인 K-부동산 쇼핑 '땅 짚고 헤엄치기'

부동산 경기 침체 속 외국인 국내 부동산 매수 비중 역대 최고

입력 2024-03-17 12:38 | 신문게재 2024-03-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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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내 부동산 경기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외국인이 부동산 ‘큰 손’으로 등극했다. 지난해 국내 부동산을 매입한 외국인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집주인이 외국인인 임대차 계약도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에선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에 별다른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거래가 늘면서 국민의 주거안정 훼손은 물론 국내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1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매매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부동산을 매수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이들 중 외국인은 총 1만5614명으로 전체 매수인의 0.9%를 차지했다.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1만157명으로 6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15.2%) △캐나다(3.5%) △베트남(2.5%) 등 순이었다.

부동산 중에서도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집합상가 등)을 매수한 외국인은 지난해 총 1만2027명으로 전체 매수인의 1.21%를 차지했다. 2015년 0.50%였던 외국인 집합건물 매수 비중 역시 2018년 0.89%로 늘었고 2022년에는 처음으로 1%를 넘겼다. 지난해 외국인의 집합건물 매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2.09%) 이었고, 충남(1.74%), 경기(1.68%), 제주(1.53%), 충북(1.21%)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들이 국내 부동산 취득 비중이 높아지면서 임대차 계약에서 집주인이 외국인인 사례도 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확정일자 임대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 계약 중 임대인이 외국인인 계약은 1만7786건이다. 관련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2010년 이래 가장 많다.

외국인인 집주인과 임대차 계약을 맺는 사례는 2019년 1만114건으로 처음으로 연 1만 건을 넘긴 후 △2020년 1만1152건 △2021년 1만2256건 △2022년 1만7488건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소유가 계속해서 늘어나자 업계에선 외국인의 무분별한 부동산 취득을 규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된다. 외국인의 고가 주택 매수 등 부동산 보유 증가로 인해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이로 인해 국민의 주거 안정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 거주 외국인은 사실상 한국인과 동일하게 취급돼 부동산을 보유하는 과정에 사실상 제약이 없다. 현재 국내 부동산 취득을 희망하는 외국인은 ‘부동산거래신고법’에 따라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규모나 목적 등에 관계없이 신고만으로 국내 부동산 취득이 가능하다.

오히려 내국인은 집을 살 때 담보대출 제한 등이 적용되지만 외국인은 자국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자금을 조달하는데 있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어서 역차별 논란이 제기된다. 실제 지난해 180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 매매가를 기록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의 매수자도 말레이시아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캐나다, 싱가포르, 호주 등 외국에서는 외국인의 무분별한 주택 투기를 막기 위해 주택 매입 금지 조치, 구입 허가제, 취득세 추가 등의 규제가 높은 상황에서 외교 상호주의 원칙에 위배 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우리 국민은 중국에서 토지를 소유할 수 없는 등 부동산 취득에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만 일방적으로 국내 부동산 소유가 증가하게 되면 향후 국가적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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