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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효자였는데”…석유화학 공장 인수자 찾는 LG·롯데

입력 2024-03-13 06:40 | 신문게재 2024-03-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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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여수 NCC(나프타분해설비) 공장(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여수 NCC(나프타분해설비) 공장(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국내 대표 석유화학업체들이 범용 석유화학 생산시설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한때는 ‘알짜’ 사업으로 각광받던 기초 석유화학 사업이 중국의 공급 과잉과 수요 위축에 따른 시황 악화가 거듭되자 아예 손을 떼고 사업재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부터 여수 NCC(나프타분해설비) 2공장 매각을 위해 다수 업체와 접촉했으나 인수자가 없어 불발되는 등 난항이다. 최근에는 관련 사업의 물적분할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석유화학사업을 자회사로 분할한 뒤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PC)에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NCC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활용,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비롯한 각종 기초 유분을 만드는 생산시설이다. 이 같은 범용 석유화학 제품은 한때 ‘수출 효자’로 꼽혔지만, 최대 수출국 중국 석유화학기업들이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시작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찬밥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이 여파로 LG화학 NCC 2공장은 지난해 4월부터 6개월간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LG화학과 같은 업스트림 업체에 속하는 롯데케미칼도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에 놓였다. 업스트림은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 석유화학 재료를 생산하는 공정을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타이탄(LC타이탄)을 매각하기 위해 잠재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다. LC타이탄은 롯데케미칼이 지난 2010년 말레이시아 차오그룹과 현지 정부 국가펀드 PNB로부터 1조5000억원에 인수한 회사다. 2010년대 중후반까지 LC타이탄은 연간 최대 5000억원가량의 이익을 내는 중요한 자산으로 꼽혔으나, 중국의 저가 공세로 2022년 2분기부터 적자 수렁에 빠진 상태다. LC타이탄은 지난해만 연간 61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이 같은 매각설에 대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NCC 사업의 원가 경쟁력 부진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원유를 원료로 직접 투입하는 COTC 설비 도입이 본격화되면 NCC의 원가 경쟁력은 더욱 훼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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