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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환자 스스로 하는 투석혈관(동정맥루) 관리

입력 2024-03-0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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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진형용 원장 (2)
윌스기념병원(수원) 심·뇌·혈관센터 진형용 원장(혈관외과)

혈액 투석이 필요한 만성 신부전(콩팥병) 환자에게는 투석혈관(동정맥루)은 생명줄과도 같다. 혈액투석은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어 투석기 필터로 노폐물을 걸러낸 뒤 다시 몸 안으로 주입하는 과정을 4시간에 걸쳐 진행하며 이 과정을 일주일에 3번 시행한다. 때문에 4시간 동안 혈액이 빠져나갔다 되돌아오는 압력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투석혈관이 유지되어야 한다.

투석혈관(동정맥루)은 환자 팔의 동맥과 정맥을 수술로 서로 연결해, 약한 정맥을 동맥화시켜 투석 압력을 견디도록 만든 것이다. 투석혈관(동정맥루) 조성술은 자가혈관 또는 인조혈관을 사용하는데, 투석혈관(동정맥루)을 만들어야 할 위치에 자가혈관의 직경이 작거나 없을 경우 인조혈관을 사용하게 된다. 투석혈관(동정맥루) 관리는 효과적인 혈액투석과 합병증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는 물론 환자 스스로 보호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우선 투석혈관(동정맥루)은 피가 들어오는 유입구(동맥 방향)와 피가 나가는 유출구(정맥 방향)가 문제없이 잘 유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투석혈관도 우리 몸의 혈관처럼 협착(좁아짐), 폐쇄(막힘), 혈전(피가 굳은 덩어리), 석회화(칼슘이 침착해 혈관이 굳음)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합병증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조기에 인지하고 조치한다면 막히지 않고 오랫동안 투석혈관을 사용할 수 있다.

이들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사가 중요한데, 간단하게 본인이 집에서 해볼 수 있는 검사가 있다. 우선 첫번째는 투석혈관의 유입구(동맥쪽)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투석혈관의 한 지점을 손가락으로 눌렀을 경우 동맥쪽 방향의 투석혈관의 맥박이 평소보다 약하게 느껴진다면 유입구쪽 동맥의 협착을 의심해볼 수 있다. 두번째는 투석혈관의 유출구(정맥쪽)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유출구쪽 문제가 있는 경우는 평소보다 투석혈관이 딱딱하다고 느껴지거나, 투석중 팔의 통증이 있기 시작하고, 투석이 끝나고 지혈이 늦어지고, 팔이 조금이라도 붓는 증상이 나타나며 투석혈관이 있는 팔을 들어보았을 때 평소보다 투석혈관이 잘 눌리지 않고 딱딱하게 느껴진다면 유출구쪽 정맥에 협착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투석실 선생님들과 상의 후에 가까운 혈관외과를 찾아 초음파 혈류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투석이 잘 진행되더라도 정기적으로 혈관초음파나 혈관조영술 등을 통해 혈관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투석혈관이 막히기 전이라면 인터벤션 혈관확장술을 통해 혈관 문제를 비교적 간단하게 교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석혈관을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감염예방을 철저히 해야하며, 투석혈관을 만든 팔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해야하고, 해당 팔에서 혈압을 측정하거나 채혈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팔찌 등 손목을 조이게 하는 장신구는 자제하고,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도 피해야 한다. 또한 팔을 베고 눕거나, 장시간 굽히거나 압박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평소에는 올바른 자세, 자신에게 맞는 식이조절, 적절한 운동(무거운 팔 근력운동은 피한다) 등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지금처럼 춥고 건조한 계절에는 투석혈관 부위가 가려워서 본인도 모르게 긁을 수 있고 감염이나 염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투석을 받지 않은 날은 보습제 등을 발라 가려움증을 예방해야 한다. 투석혈관을 잘 관리해야 오래 사용할 수 있고, 투석 환자들이 건강한 신대체요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윌스기념병원(수원) 심·뇌·혈관센터 진형용 원장(혈관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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