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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홍콩에 양자경이 있다면, 한국엔 염혜란이 있다!

영화 '시민덕희'속 중국어 대사 '현지인처럼 구사'화제
"액션 장르 위해 PT받으며 몸 준비중, 관객들에게 용기주는 영화되길"

입력 2024-02-0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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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혜란3
20대 시절 임용고시를 보며 선생님의 길을 준비하던 염혜란. “가르치는것에 소질이 없었는데 연기를 가르치는건 잘 하더라. 고민의 시간이 길었지만 결국 이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주)쇼박스)

 

“지난 블랙프라이데이에 10만원어치 긁은게 아직 배송전이라 해외팀에 신고한 상태고요……”

특유의 넉살은 여전했다. 얼마전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를 통해 “난 매맞고 살지만 명랑한 년”이란 명대사를 날렸던 배우 염혜란. 그가 지난달 24일 개봉한 영화 ‘시민덕희’로 돌아왔다. 보이스피싱으로 전재산을 날린 친구(라미란)를 돕기 위해 중국 청도행을 불사하는 봉림역할이다. 점차 치밀해지는 수법으로 많은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는 범죄실화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사기를 친 조직원이 피해자에게 구조 요청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변 출신이 가진 익숙한 모습이 아닌 한 여성으로서 사랑스럽고 평범한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가 보여주는 ‘시민덕희’의 존재감은 탁월하다.  

 

영화 '시민덕희' 메인포스터
영화 ‘시민덕희’ 메인포스터. 사실감 넘치는 소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1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뒀다. (배급사 쇼박스 제공)

 

“제가 보이스 피싱을 당한적은 없지만 주변에는 꽤 있어요. 앞에서 밝힌 그 경험말고는 아직……(웃음)극중 중국어 대사가 너무 많았는데 사실 제가 교양과목으로 대학때 수업을 들은 적이 있거든요. 음악처럼 외우는게 아닌, 이해를 완벽히 해야 암기가 되는 성격이라 이번에 제대로 고생 했죠.”

영화 개봉 후 염혜란의 중국어 연기는 실제 전공자나 조선족 출신들이 극찬할 정도로 ‘시민덕희’의 화제성을 이끌고 있다. 한국인이 하는 중국어 발음을 가장 경계했다는 그는 기초 발음은 물론 대사에 성조 하나까지 세세하게 표시해 뇌와 혀에 각인 시켰다. 스스로 “청도에서 만난 경찰(박병은)과 통역하다가 형성되는 핑크빛 분위기가 많이 덜어진게 아쉬울 뿐”이라고 말한 그는 “무엇보다 실제 피해자분이 영화를 보고 마음의 상처와 억울함등이 많이 해소됐다는 말이 큰 위로가 됐다”고 수줍게 웃었다.

“사실 봉림은 진정한 능력자예요. 한국에서도 자리를 잘 잡았고 중국에 가서도 큰 활약을 하죠. 하지만 관객들에게는 현실성 있게 보여지길 원했어요. 극중 덕희(라미란)에게는 사기당한 간절함이 있고 숙자(장윤주)가 직진의 스타일이라면 봉림은 중심을 잘 잡아야 했어요. 생계도 중요하고 친구도 중요하지만 저렇게 기꺼이 같이 따라가는게 정당하게 보일까를 설득력있게 다가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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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위기에 대해 염혜란은 “덕희를 중심으로 사랑스러운 친구들이 나온잖나. 오디오 감독님이 현장에서 빈틈이 없어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 우리끼리 연기외에도 대화가 많아서”라고 환한 웃음을 터트렸다. (사진제공-(주)쇼박스)

 

그래서일까. 그가 중국어 다음으로 많이 하는 말은 “정말 주말끼고 딱 하루면 되냐?”다. 결정적인단서가 되는 춘화루 간판만 청도에 60곳이 넘는 다는 사실을 알고 가장 먼저 포기할 줄 아는 인물이다. 암울한 현실속에서도 일할 때 조차 레이스 패치가 붙은 범상치 않은 청바지를 입고, 간만에 간 고향에서는 한껏 멋을 낸 모습으로 말과 행동이 틀린 엇박자 웃음으로 영화의 윤기를 더한다. “대표작들이 착착 쌓이는 요즘이 정말 행복하다. 얼마전에는 내 인생 최초로 초등학생들 사이에 둘러쌓여 빠져나오지 못한 경험을 했다. ‘경이로운 소문’을 본 어린 팬들이 그렇게 많더라”며 직접 겪은 팬덤을 털어놓았다.

“내 외모로 ‘과연 설득이 될까?’라는 생각을 하며 연기한 적도 있어요.하지만 결국 발목은 잡은건 나였을뿐. 대중들이 좋아해주시는 ‘동백꽃 필 무렵’의 홍자영도 ‘마스크걸’의 김경자를 보면 참 작품복이 많은 것 같아요. 인터넷 반응? 물론 모두 챙겨봅니다. ‘갱년기지만 명랑한 년’,‘이혼했지만 명랑한 년’등 온갖 패러디와 관련 짤들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요.” 

 

염혜란
“이 작품을 보는 관객들에게 용기를 주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는 그는 “PT를 받으며 제대로 액션장르를 준비중”이라고 강조했다.(사진제공-(주)쇼박스)

 

사실 ‘시민덕희’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기에 크랭크업했다. 시작 하기도 전에 엎어진 작품보다 자꾸 개봉일이 미뤄지는 입장이라 애가 닳았을 법도 하지만 그는 “보통사람들이 살다 힘이 들 때 용기를 내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런 결정을 지지하는 작품이라 걱정하지 않았다”면서 “체력과 몸을 더 만들어서 ‘제2의 양자경’으로 불리는 날까지 달릴것”이라고 말했다.

“양자경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오스카 트로피를 받았을때의 수상소감을 듣고 정말 감동했어요. 요즘엔 ‘골든걸스’로 활동중인 가수들만 봐도 울컥해요. ‘당신은 있는 그대로 멋있다’는 그 소중함을 잊지않고 연기할겁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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