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비바100] ‘친환경’ 입은 화장품·식품 용기…화학사 찾는 글로벌 브랜드들

[트렌드] 화학업계, 플라스틱 사용 규제 흐름에 '친환경 소재' 개발·공급 활발

입력 2024-01-31 06:05 | 신문게재 2024-01-31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SK케미칼
SK케미칼 순환재활용 소재로 만든 화장품 용기(사진제공=SK케미칼)

 

화학업계가 국내는 물론 해외 화장품 기업, 식품 업체 등과 손잡고 재활용 원료를 사용한 친환경 용기·포장재(패키징) 제품을 탄생시키고 있다. 세계적인 플라스틱 사용규제 흐름에 발맞춰 화장품을 비롯한 글로벌 브랜드들이 기존 플라스틱 용기를 친환경 소재로 만들려는 시도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특히 화장품 산업은 제품의 소비와 교체주기가 빠른 데다 플라스틱 사용 및 폐기량이 많아 용기의 친환경 소재 전환이 필수적이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 도입 등 친환경 관련 법규도 강화되자 글로벌 주요 코스메틱 회사들은 2030년까지 제품에 탄소발자국을 부착하고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LG화학, 화장품 및 용기 제조 기업에 친환경 원료 공급 확대

이에 대표적인 국내 화학업체인 LG화학, SK케미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은 최근 재활용 소재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 먼저 LG화학은 지난해 10월 아모레퍼시픽과 ‘친환경 패키지 개발·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LG화학이 재활용, 열분해유, 바이오 기반의 플라스틱 원료를 공급하면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및 생활용품 포장재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다. LG화학은 아모레퍼시픽의 미장센 제품 용기에 PCR PE(재활용 폴리에틸렌), 뚜껑에 PCR PP(재활용 폴리프로필렌)를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친환경 소재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해 6월에도 코스맥스와 협약을 맺고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화장품 용기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코스맥스는 로레알 등 1000여개 글로벌 고객사에 제품 개발부터 완제품까지 제공하는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이다. LG화학은 코스맥스에 재활용 플라스틱인 ‘재활용 고부가합성수지(PCR ABS)’를 공급하는 동시에 화장품 용기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전 과정에서 협력하고 있다.



◇지속가능소재 포트폴리오 갖춘 SK케미칼, 재활용 소재 수요 ‘눈독’ 

 

화학적재활용페트
화학적 재활용 원료와 화학적 재활용 페트로 제작한 생수병(사진제공=SK케미칼)

 

SK케미칼은 다양한 지속가능소재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순환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화학적 재활용 원료를 사용한 코폴리에스터 제품 ‘에코트리아 CR’,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한 페트 ‘스카이펫 CR’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스카이펫 CR은 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순수 원료 상태로 되돌려진 원료로 다시 제조한 페트다. 플라스틱 자원 순환 체계의 산물이기도 하다.

SK케미칼은 친환경 화장품 용기 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와 손잡았다. 지난해 10월 ‘순환재활용 솔루션 공급에 관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SK케미칼은 순환 재활용 소재가 적용된 에코트리아 CR, 스카이펫 CR과 함께 사용 후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 ‘에코젠 클라로’를 에스티로더에 공급한다. 에스티로더는 이 소재들을 활용해 화장품 용기를 개발 중이다. 양사는 향후 제품 내 재활용 원료의 함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재활용 가능 소재를 사용해 고부가합성수지(ABS), 스티렌 아크릴로니트릴 코폴리머(SAN) 등 다른 플라스틱 소재와 유리를 대체해 나갈 예정이다.

이 밖에도 SK케미칼은 다양한 화장품 관련 업체에 재활용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종합포장재 전문기업 연우와 재활용 소재 활용 용기 개발을 추진키로 하고 에코트리아 CR, 에코젠 클라로를 공급했다. 한국콜마의 자회사인 연우는 국내 화장품 용기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연우는 SK케미칼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다양한 친환경 고투명 화장품 용기를 개발·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오뚜기
SK케미칼의 순환 재활용 페트 ‘스카이펫 CR’이 적용된 오뚜기 육류 소스(사진=SK케미칼)

 

SK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식품 용기에도 순환 재활용 소재를 100% 적용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오뚜기의 육류용 소스 용기에 순환 재활용 페트인 ‘스카이펫 CR’을 적용했다. 육류소스 용기에 스카이펫 CR을 적용하면 석유 기반의 기존 페트(PET)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유럽 등 수출에도 유리해질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친환경 소재’에 대한 SK케미칼의 진심은 최근 행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이 회사는 1300억원을 투자해 중국의 그린소재 전문업체인 ‘슈에’를 인수했다. SK케미칼이 인수한 슈에의 자산에는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재활용 원료를 생산하는 해중합 공장과 여기서 생산된 원료를 넣어 다시 페트를 만드는 생산설비가 포함돼 있다.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친환경 패키징·용기 개발에 ‘분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6월 풀무원, 7월 펌텍코리아와 각각 손잡고 친환경 패키징 개발에 나섰다. 먼저 풀무원과는 화학적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식품 포장 개발에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친환경 패키지의 소재가 되는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 친환경 원료를 이용한 제품화 확대, 기타 상호 기관이 필요로 하는 사항 등을 함께 이행하게 된다.

펌텍코리아는 플라스틱 용기 제조 판매업체다. 롯데케미칼은 펌텍코리아와 함께 친환경 소재가 적용된 화장품 패키징 제품 개발 및 상업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한화솔루션도 마찬가지로 화장품 용기, 생필품 포장재 등에 사용 가능한 소재를 지속 개발, 공급해오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2022년 8월 한국콜마의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 화장품 용기 생산업체 연우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화장품 용기를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고 재활용 폴리에틸렌 공급을 늘렸다. 앞서 한화솔루션과 연우는 2021년부터 시작한 공동연구를 통해 친환경 화장품 용기 개발을 완료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30년까지 한국콜마가 생산하는 화장품 튜브의 50%를 친환경 소재로 대체한다는 목표다.



◇SK지오센트릭, 재활용 쉬운 배달용기 만든다

대규모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추진 중인 SK지오센트릭은 지난해 10월,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플라스틱 배달용기 화학적 재활용을 촉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3대 기술(고순도 PP 추출·열분해·해중합) 중 하나인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고순도 PP 추출은 버려진 플라스틱에 묻어 있는 오염물질을 제외하고 플라스틱의 주성분인 순수한 PP만 뽑아낼 수 있는 기술이다. 아직까지 주로 활용되는 ‘물리적 재활용’ 방식은 폐플라스틱을 잘게 부숴 녹이는 방식으로, 음식물과 같은 외부물질로 오염되거나 PP 함량 및 물질 성분이 각기 다른 경우가 많아 고품질 PP 원료를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배달용기로 쓰이는 플라스틱 소재는 단일 PP 재질이 아닌 다양한 물질이 섞인 소재로 파악된다. 또 PP 함량에 대한 구체적 기준도 없어 각기 다른 PP 함량의 플라스틱 배달용기가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SK지오센트릭은 현재 건립 중인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 ‘울산 ARC’에 고순도 PP 추출 기술을 갖춘 공장을 세워 다양한 플라스틱 용기들을 재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우아한형제들과 협력해 재활용이 용이한 PP 함량이 높은 플라스틱 배달용기를 개발, 유통할 방침이다.



◇페인트 용기도 친환경 소재로…6개월 이내 90% 이상 분해 

 

생분해 페인트 용기
SK티비엠지오스톤의 생분해 라이멕스로 만든 친환경 페인트 용기(사진제공=SK티비엠지오스톤)

 

이같은 ‘친환경 용기’ 개발 바람은 페인트업계까지 번지고 있다. 최근 SKC의 생분해 소재사업 투자사 SK티비엠지오스톤은 삼화페인트공업, 용기 제조 전문회사 피앤비와 생분해 친환경 페인트 용기 개발 및 적용에 나서기로 했다.

삼화페인트공업은 올해 1분기부터 SK티비엠지오스톤의 친환경 생분해 라이멕스 소재를 기반으로 피앤비가 만든 페인트용기를 도입한다. 이 용기는 PBAT와 천연 석회석 등을 결합한 생분해 소재로 만들어졌다. 생분해 페인트 용기는 매립 시 미생물, 열, 수분 등에 의해 분해가 진행되며, 퇴비화 조건에서 6개월 이내 90% 이상 분해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C는 지난 2021년 라이멕스 기술을 보유한 일본 TBM사와 합작해 SK티비엠지오스톤을 설립하고 생분해 라이멕스 상업화에 주력해왔다. 또 투자사 에코밴스를 통해 독자기술로 개발한 고강도 PBAT의 상업화도 함께 추진 중이다. SK티비엠지오스톤 관계자는 “앞으로도 생분해 소재의 활용도를 더욱 다양화해 친환경 소재 사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