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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믿고 마시는 편의점 와인, 진심을 담았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송승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MD
각별한 '와인 사랑'으로 판매제품 엄선…"부끄럽지 않은 '맛' 선사하는 게 목표"
세븐일레븐, 작년 스파클링·화이트와인 판매율 급증…주류 거래처 간 신뢰속 고품질 와인 유통

입력 2024-01-22 07:00 | 신문게재 2024-01-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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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사]송승배세븐일레븐와인담당MD
송승배 MD는 "세븐일레븐의 추천만으로 만족스러운 와인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신뢰감 주는 제품을 선보이는게 우선 순위"라고 말했다.(사진=이철준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집합 금지, 영업시간 단축 등으로 홈술·혼술 문화가 정착되면서 편의점들이 와인판매에 공을 들이면서, 주요 와인 구매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와인수입액 5억602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5억8128만달러)보다 12.9% 감소한 가운데에도,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와인매출은 전년보다 27.7% 증가했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와인 매출액이 50%나 증가해, GS25(24.4%), CU(6.9%)의 증가율을 압도했다. 세븐일레븐이 이처럼 경쟁업체에 비해 월등한 성장률을 보인 배경에는 와인에 ‘진심’인 송승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MD의 열정이 담겨있다.

 

송 MD는 업계에서 ‘와인 소믈리에’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6월 쥐라드 쌩떼밀리옹(Jurade Saint-Emilion) 협회로부터 국내 최연소로 생떼밀리옹(Saint-Emilion) 기사 작위 ‘쥐라드(Jurade)’를 수여 받았다. ‘생떼밀리옹 쥐라드’ 기사 작위는 프랑스 3대 와인 기사 작위 가운데 하나로 쥐라드 기사 작위 수여자는 세계적인 와인 전문가로서 인정받는다.

송 MD는 지난 2021년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샴페인 행사를 기획해 다양한 상품을 국내에 소개해왔으며, 이를 통해 현재까지 무려 10만병의 샴페인을 판매하며 프랑스 샴페인의 대중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쥐라드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다.

‘맛의 고향’ 전라도에서 나고 자란 그는 평소 미식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며 성장해왔다. 전통나물, 국 등 조미료 첨가가 적기로 유명한 전라도 음식이 와인 등과의 ‘페어링’ 음식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해 자연스럽게 해외 주류에 관심이 쏠렸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미식에 대해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류 상품을 담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열정사]송승배세븐일레븐와인담당MD
송승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MD. (사진=이철준 기자)

 

그가 처음 주류 MD직을 맡았을 때 편의점에서 평균적으로 취급하는 와인의 종류는 불과 수종에 불과한 ‘비주류’ 제품이었다. 송 MD 역시 어떤 방식으로 와인을 필두로 한 해외 주류를 ‘주류’ 제품의 위치에 올려둘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와인 제품의 특성상 마니아층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송 MD는 “1년 반가량의 시간동안 와인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한 유튜버 ‘양갱’과 협업을 통해 홍보 영상을 꾸준히 제작하며 조금씩 입소문을 타면서, 구매 고관여 소바자들 사이에서 편의점이 와인을 구할 수 있는 주력 채널로 자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당시 와인 마니아들이 모인 모 커뮤니티에서는 세븐일레븐의 인기 고급 와인 제품인 ‘파이퍼하이직 레어13’의 제고 현황을 공유하는 글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등 ‘오픈런’과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

송 MD의 남다른 와인 사랑은 세븐일레븐에서 취급하는 제품을 선별하는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송 MD는 신제품을 선정하는 과정을 단순히 제품을 고르는 절차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맛보았을 때도 실망스럽지 않은 상품을 선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

송 MD는 “보통 해외 주류의 경우 어떤 상품을 수입사에서 들여온 다음 유통사에 제안서를 보내 판매를 권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제안서를 받지 않아왔고, 이제는 유통사 쪽에서도 제안서를 보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고집’이 좋은 주류 제품을 선별하기 위한 개인적 열정과 애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스스로 맛보았을 때도 소비자 역시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직접 선별하고 있고, 중간 과정이 없다 보니 거래처 측에서도 업무 속도가 붙고, 직접적인 매출이 곧바로 발생해 만족스러워하는 반응”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송승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MD. (사진=이철준 기자)
송승배 세븐일레븐 와인담당 MD가 19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송 MD는 소비자가 와인 등 해외 주류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도 세븐일레븐에서 추천하는 주류 상품을 구매했을 때 후회 없는 경험을 선사하는 게 가장 큰 목표이자 동기라고 전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와인 등을 구매할 때 항상 이리저리 알아보는 게 굉장한 스트레스이자 제품 구매를 가로막는 가장 높은 진입장벽”이라며 “세븐일레븐의 추천만으로 만족스러운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소비자에 신뢰감을 주는 제품을 선보이는 게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실제 세븐일레븐은 이같은 송 MD의 와인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엄격함을 담아 앙리 마티스와의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작년 11월 내놓은 네 번째 협업제품인 화이트와인 ‘앙리마티스 앨런스콧 쇼비뇽블랑’은 애주가로 유명한 가수 성시경이 출연한 제품간접광고(PPL) 영상이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끌었다.

앙리마티스 앨런스콧 쇼비뇽블랑 제품은 초도 물량 6만병이 완판된 상황이며, 추가 물량 입고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열정사]송승배세븐일레븐와인담당MD
송승배 세븐일레븐 와인담당 MD가 19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송 MD는 해당 제품에 대해 “실제로 주변 친구들과 제품의 맛을 함께 보았을 때 ‘이 정도 맛이면 앞으로 와인에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는 평이 나왔었다”며 “주류 카테고리에서 와인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처음 접하는 사람도 거부감이 없는 맛을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맛을 위해 그는 제조 과정에서 단기간 내 인위적인 와인 풍미를 구현하기 위한 과정인 오크칩을 넣는 등의 불필요한 공정을 과감히 생략하고, 가볍고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데일리와인 본연의 매력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해당 제품은 저가형·데일리 와인인데 기존 제품은 지나치게 단맛이 강조돼 인공적인 느낌이 강했다”며 “고급스러운 맛은 부족하더라도 편하고 가벼운 목 넘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송 MD의 각별한 애정이 담긴 앙리마티스 앨런스콧 쇼비뇽블랑의 매출에 힘입어 세븐일레븐의 화이트·스파클링와인의 매출 역시 급증했다. 세븐일레븐 측에 따르면, 작년 화이트·스파클링와인의 2021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각각 50%·150%에 이른다.

 

그는 “앙리마티스 협업 제품은 디자인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며 “제품의 맛 자체만이 아닌 병의 디자인도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그간 출시된 앙리마티스 와인 제품군인 카티아·하트·나티아 등을 일렬로 세우게 되면 남성과 여성을 그려낸 앙리 마티스의 유명 작품을 하트로 연결하는 연출이 가능하다.

송 MD는 이같은 저가 라인업의 해외 주류 외에도 작년 12월 연말 샴페인 기획전을 통해 파이퍼 하이직 레어 13·페리에주에 벨에포크 14 등 고가의 제품도 선보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편의점에서는 낮은 가격대의 해외 주류가 선호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부담을 감수한 과감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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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MD와 ‘앙리 마티스’ 협업 와인 상품. (사진=이철준 기자)

 

그는 “고급 해외 주류는 제품 자체의 가격이 비싸고, 유통사 차원에서 움직이게 되면 매입액 규모도 상당한데 판매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며 “마트나 백화점을 주요 주류 채널로 생각하는 세간의 인식이 문제이지 편의점이라는 채널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송 MD는 음료주류팀에서 일하며 소비자는 물론 거래처와의 기업 간 거래(B2B) 관계에서 신뢰를 형성했다는 점을 가장 큰 보람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소비자의 만족은 MD로 일할 때 추구해야 하는 0순위 목표이자 가장 큰 행복”이라면서도 “여기에 주류업계의 거래처와의 신뢰 관계를 일궈냈다는 게 큰 보람”이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세븐일레븐에 고급 주류 라인업 ‘레어’를 공급하고 있는 한 거래처를 예로 들었다. “‘편의점 와인’을 뛰어넘는 세븐일레븐의 브랜딩 능력과 실제 인기를 체감한 거래처가 세븐일레븐을 믿고 레어의 단독 공급을 결정해줬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는 그근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와인 브랜드를 신뢰 속에서 믿고 우리에게 판매를 맡겼다는 데 큰 의미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송 MD는 앞으로도 주류 시장에서 와인을 소주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와인과 연애하는 중”이라며 “레이블부터 맛까지 어렵다고 느껴지는 와인을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좋은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원빈 기자 uoswb@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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