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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세액공제'…업계 "환영 속 팹리스 지원 아쉽다"

정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안 발표
소부장 업계, 테스트베드 신설…9000억원 투입
팹리스, MPW 지원 강화

입력 2024-01-16 06:23 | 신문게재 2024-01-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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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감도.(사진=경기도)

 

“이번 발표를 통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 같아요. 반도체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투자를 많이 하는데, 중소기업 입장에서 투자 세액 공제를 해주는 게 되게 크거든요.”

15일 파운드리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안 발표에 대해 “반도체 업계 입장에선 고무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를 통해 “법의 효력을 더 연장해서 앞으로 투자 세액 공제를 계속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히자 마자 나온 반응이기도 하다. 이번 발표는 올해로 만료되는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 연장과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각종 지원들이 발표의 골자다.

특히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계에 대한 지원이 두드러진다. 당초 정부는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반도체 제조 위주로 클러스터를 구성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번 발표에서 약점을 보완한 셈이다.

정부는 소부장 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R&D(연구개발)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테스트베드를 신설해 소부장-반도체 기업의 양산을 연계키로 했다. 이 사업에만 총 906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소부장 기업의 실증에 필수적인 양산연계형 테스트베드는 반도체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잘 추진된다면 국내 반도체 소부장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되고 공급망 자급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팹리스에게는 올해 시제품 제작 비용 50억원이 지원된다. 지난해 24억원에서 2배 이상 확대된 규모다. 구체적으로는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 개발 비용을 지원한다. MPW는 반도체 양산 이전 웨이퍼 1개에 여러 종류의 반도체 시제품을 생산해보는 과정이다. 팹리스 업계에선 제품 상용화를 위한 필수 단계로 꼽힌다. MPW가 없다면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웨이퍼 한장을 구매해 테스트 칩을 제작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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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공사가 진행 중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부지 모습.(연합)

팹리스가 개발한 칩의 성능을 검증하는 검증지원센터도 구축한다. 또 파운드리 기업의 시제품 제작 개방 횟수를 지난해 62회에서 72회로 확대한다.

김서균 한국팹리스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시제품 제작 확대는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라며 반색했지만, 팹리스 지원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밝혔다.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몇 번의 발표가 이어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한국팹리스산업협회는 경기도에 팹리스 단지 구축을 위해 2만명 가량의 부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에는 판교 내 팹리스 집적단지 조성을 2026년까지 완료하겠다는 내용은 담겼지만 실제 부지의 규모가 담기지 않았다.

또 팹리스와 수요기업 간 기술교류회 신설 건도 문제다. 현재 팹리스와 수요기업간 네트워킹 활동은 한국팹리스산업협회에서 주관해왔다. 기술교류회 신설 시 기존 교류되던 내용들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정부에서 교류회를 주관할 시 보여주기 식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팹리스 업계의 의견이다.

김 총장은 “기업 간 네트워킹 강화는 한국팹리스산업협회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실질적인 네트워킹 강화를 위해서는 팹리스 협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교에 지어질 클러스터는 팹리스를 위한 단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현 기조를 유지해야 된다고 입장이다. 그는 “5년 단임제에서 정권이 바뀌면 정책 기조도 다 바뀐다”며 “세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다음 정부가 현 사업을 잘 이어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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