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금융 > 은행

사라진 연 4%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 정점 찍었나

입력 2023-12-10 10:07 | 신문게재 2023-12-11 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5대은행
5대 은행 (사진=각 사)

 

주요 시중은행에서 연 4%대 1년 만기 정기예금이 자취를 감췄다. 은행들이 내년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은행의 1년 만기 주요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까지도 4%대가 있었지만 현재 3%대로 내려왔다.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는 3.90%(이하 9일 기준)로 연고점(4.55%·1월) 대비 0.65%포인트(p) 하락한 수준이다.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 금리는 3.90%다. 연고점 4.53%(1월) 보다 0.63%p 낮다.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 금리는 연중 고점인 4.05%(10~11월)에서 0.10%p 하락한 3.95%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금리는 3.95%로 연중 고점인 4.05%(10월) 대비 0.10%p 낮아졌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는 3.90%로, 연고점(4.05%·10월) 보다 0.15%p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월 기준금리를 0.25%p 올린 후 3.50%에서 연중 동결 기조를 지속하고 있지만, 향후 금리전망과 은행별 자금조달 상황에 따라 예금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자금 조달을 예금으로 충당할 필요성이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3.895%(8일 기준)로 올해 초 4.330%와 비교해 0.435%p 하락했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높여 수신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했지만, 올해 초 이후 자금조달 리스크가 안정화됐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가입한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대규모 만기도래 등으로 은행권에 과도한 수신경쟁이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10월 은행채 발행한도를 폐지하면서 은행 입장에서도 자금조달이 수월해졌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3~4분기경 기준금리가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상황에서 1년 이상 장기간 고금리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우리·NH농협 등 일부은행에서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1년, 2년,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이유도 향후 금리인하 전망 등을 고려한 은행들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금융권은 내년에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고 한은도 시차를 두고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정기예금 금리 역시 하향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면서, 고금리 예금이 막차를 탔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정기예금 가입자는 기간을 단기보다는 장기로 가입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다만 중도해지할 경우 약정이율보다 낮은 금리가 적용되므로 자금 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반적인 거시경제 여건이나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저금리 수준으로 복귀하긴 어렵다는 예상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는 금리가 4% 이상인 정기예금이 있었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금리가 낮아지겠지만 3%대 중후반 정도에서 형성될 것”이라며 “코스피가 상승여력이 높지 않아 보여 주식에 투자했을 때 기대수익이 정기예금 금리 플러스 알파 정도라면 상당한 자금이 여전히 예금을 포함해 안전자산에 묶여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