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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청장님! 욕심 더 부리셔도 됩니다”

입력 2023-12-0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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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호 기자
조재호 기자


최근 광주시의 내년도 예산 심의가 한창인 광주시의회 현장. 광주시 경제자유구역청 소관 예산 심의 현장서 보기 드문 일이 연출돼 관심을 끌었다.

주목을 모은 대목은 전년 대비 경제자유구역청의 대회 홍보예산이 50% 정도 감액돼 예산이 올라오자 시의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국내 및 해외 기업 투자유치 등을 위해 일을 해야 할 구역청의 설립 목적과 역할이 의심되는 일관된 일련의 김진철 청장의 답변과 관련, 듣는 이들의 귀가 의심될 정도였기 때문이다.

김 청장의 일관된 답변은 국비가 줄어들어 효율적인 경비 절감을 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고 업무가 일정 부분 중복되는 ‘투자산단과’와 예산이 겹치는 문제로 인해 경비 이전 동의를 해주어 예산을 전년 대비 절반만 세웠다는 주장이었다.

김 청장은 세부적으로 투자설명회 국내 여비 6800만 원, 투자자 여행경비 5000만 원, KOTRA 지원비 4000만 원 등을 투자산단과 예산으로 이전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행사는 구역청이 담당하고 경비는 투자산단과와 협의를 하는 등의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시의원들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재차 질의를 하자 김 청장은 또 “4년 차를 맞이하는 구역청은 어느 정도 인지도가 올라간 만큼 대외 홍보 파트 예산은 줄이고 해외 홍보 간행물은 늘리는 등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언했다.

이같이 예산을 줄이는 것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 김 청장의 발언과 관련, 한 여성 의원은 “예결위에서라도 예산을 따로 세월 줄 용의가 있으니 다시 한번 예산을 확대 편성할 의향은 없느냐”고 질문하자 김 청장은 “굳이 예산과 관련, 타 부서와 싸우기 싫다”고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예산을 늘려 주겠다는 시의원과 예산 축소 내지 이관도 상관없다는 청장. 이 같은 질의 답변과 관련, 광주 시민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시민들은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청장님! 욕심을 더 부리셔도 됩니다”.


광주= 조재호 기자 samdad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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