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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라떼] 인요한, 친윤·지도부 겨냥 험지 출마·불출마 압박…전직 여야 “뼈를 깎는 희생 필요해”

김재경 “혁신위가 해야 될 가장 중요한 과제”
홍일표 “혁신위 주장 일리 있어 보여”
이목희 “내년 총선 여당 승패 핵심은 대통령 지지율”
김형주 “혁신위 활동 범위와 권한 모호해 갈등”

입력 2023-11-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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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위 전체회의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5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나 때는 말이야” 사람들이 현재를 지난날과 비교하며 지적할 때 자주 붙이는 말이다. 이를 온라인상에서는 ‘나 때’와 발음이 유사한 ‘라떼’라고 부른다. 브릿지경제신문은 매주 현 21대 국회 최대 현안에 관해 지금은 국회 밖에 있는 전직 의원들의 훈수, 라떼를 묻는다. 여권에선 국민의힘의 김재경·홍일표 전 의원,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목희·김형주 전 의원이 나섰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의원 등의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들은 반발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언론에서 혁신위의 ‘조기 종료설’까지 흘러나오자 김기현 대표가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희생을 요구받은 당 주류와 혁신위 사이의 갈등 조짐도 본격화하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 14일 제주 4·3 평화공원 참배 후 기자들에게 “저는 100% 확신한다. (중진·친윤의)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빨리 발전하는 것은 ‘빨리빨리’ 문화 때문이지만 좀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의 이런 언급은 중진들이 혁신위 권고에 지역구 사수 의지를 보이며 무응답으로 일관하자, 압박 수위를 어느 정도 조절하면서도 용퇴 권고를 거둬들일 생각은 없다는 의중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 대상자들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지난 12일 부산 지역구 한 행사에 참석해 “우리가 뭐가 두렵겠나. 저는 그래서 눈치 안 보고 산다. 아무리 권력자가 뭐라 해도 나는 내 할 말 하고 산다”고 말했다.

중진들의 반발이 구체화하자 혁신위 조기 종료설, 불출마 명단 검토설까지 나왔지만, 혁신위 스스로 곧바로 이런 설들을 일축하며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섰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혁신위 발족 초기에 혁신위가 본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면 조기 종료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 위원 간에 오고 간 것은 사실”이라며 “13일 시점에서 혁신위 활동을 조기 종료하자는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된 바도 없었고 그와 관련된 합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제주에서 불출마 명단 작성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무슨 리스트(명단)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일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혁신위와 친윤·중진들의 기 싸움 속에 지도부는 난감한 모습이다. 당장 혁신위의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 대상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김기현 대표는 이날 혁신위 조기 종료설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일부 혁신위원의 급발진으로 당의 리더십을 흔들거나 당의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재경 전 의원은 ‘혁신위의 당 지도부·중진·친윤계 의원 등의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 압박’과 관련, “혁신위가 해야 될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다”며 “권유의 방식보다 정식 안건으로 의결해 좀 더 핵심적인 어젠다로 끌고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이길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 중 하나는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을 쳐내며 뼈를 깎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와 관련 같은 당 홍일표 전 의원은 “혁신위가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에는 좀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친윤 핵심 등에 대한 책임론이 민심으로부터 지적되고 있는 만큼 혁신위의 주장은 일리가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은 국민들로부터 변화를 요구 받고 있다”며 “이에 부응하는 혁신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 여당으로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목희 전 의원은 ‘혁신위의 당 지도부·중진·친윤계 의원 등의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 압박’과 관련해 “총선은 그 성격이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며 “결국 그 승패를 결정하는 핵심은 대통령의 지지율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대통령 지지율 상승을 위한 직접 행동을 할 수 없는 처지임에 따라 인요한 혁신위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서 좀 더 새로운 모양새를 만들기 위해 이런 저런 시도를 하는 것 같다”며 “다만 총선 승패는 대통령 지지율에 달려 있는 만큼 혁신위가 일정한 성과를 내더라도 여당에 크게 도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같은 당 김형주 전 의원은 “여당 혁신위의 활동 범위와 권한이 모호해 갈등이 있는 것 같다” 면서도 “이런 논의가 궁극적으로 여당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친윤계가 희생이 아닌 각자 도생의 길로 갈 경우 대통령의 레임덕을 조기화 할 가능성도 있다”며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혁신위가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조건을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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