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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플라스틱 재활용으로 화학 '르네상스' 이끌겠다"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 '울산 ARC' 첫 삽
캐나다 루프 등 파트너 3社 "플라스틱 재활용 글로벌 시장 선점”

입력 2023-11-15 17:02 | 신문게재 2023-11-1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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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14일 SK그린캠퍼스(종로타워)에서 열린 ‘울산ARC 기공식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최초 종합 재활용 단지인 울산ARC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SK지오센트릭)

 

“플라스틱 재활용 핵심기술을 보유한 울산 ARC(어드밴스드 리사이클링 클러스터)를 통해 국내 화학산업의 르네상스(부흥)를 이끌겠습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SK그린캠퍼스(종로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폐플라스틱을 새로운 자원으로 만들어 화학산업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며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국내 화학업계가 중국의 범용 제품 생산 증가 등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삼아 석유화학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연다는 구상이다.

SK지오센트릭은 15일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인 ‘울산 ARC‘를 구축하기 위한 첫 삽을 떴다. 울산 ARC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는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한 곳에 구현한 곳으로, 세계에서도 최초 사례다.

SK지오센트릭은 1972년부터 한국 최초의 화학공장인 납사분해설비(NCC)를 통해 울산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했다. 50년 동안 매년 2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하며 꾸준한 수익성을 가져다준 공장이었다. 하지만 SK지오센트릭은 국내 화학산업이 ’서든 데스(돌연사)‘에 직면해 있다고 판단, 지난 2020년 NCC 가동을 중단하고 플라스틱 재활용이라는 순환경제 사업 진출을 준비해왔다.

그 결과가 모인 곳이 울산 ARC다. SK지오센트릭은 총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5년 말 상업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울산ARC가 주목받는 이유는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해중합·고순도 PP추출·열분해)을 한 곳에 모아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도록 조성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선진 기술을 겸비한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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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ARC 기공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SK지오센트릭과 재활용 전문 기업 사장들이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왼쪽부터)더스틴 올슨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 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다니엘 솔로미타 루프인더스트리 사장, 잉 스테이튼 플라스틱에너지 부사장.(사진제공=SK지오센트릭)

 

파트너사 중 하나인 캐나다 루프 인더스트리(이하 루프)의 다니엘 솔로미타 최고경영자(CEO)는 기자간담회에서 “루프는 SK지오센트릭과 협업으로 울산에 조성될 상업 공장 시설을 토대로 의류 기업들이 다수 존재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루프는 유색 페트(PET)병, 폐폴리에스터 섬유 등 플라스틱을 이루는 큰 분자의 중합을 해체해 플라스틱 기초 원료 물질로 되돌리는 ‘해중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과 루프는 합작법인을 통해 2030년까지 아시아에 최소 3개 이상의 해중합 공장을 건설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유럽에서도 플라스틱 재활용 합작공장을 세워 재활용 플라스틱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의 또다른 파트너사는 미국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이하 PCT)다. SK지오센트릭은 PCT와의 기술 협의를 통해 기존 물리적 재활용의 물성의 한계를 해결한 고순도 PP(폴리프로필렌) 추출 기술을 확보했다. 더스틴 올슨 PCT CEO는 고순도 PP 추출 기술에 대해 “재활용 플라스틱의 품질을 저해하는 잔여물(오염물질, 색, 냄새 등)을 완벽히 제거해 신규 제품에 준하는 수준이 아니라 구별이 불가할 정도로 동등한 품질의 초고순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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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열분해 기술을 보유한 영국 플라스틱에너지의 잉 스테이튼 부사장은 “SK지오센트릭과 울산 ARC에 이어 당진지역에 제 2 열분해 공장을 추가 건설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열분해는 비닐과 같은 플라스틱을 300~800℃의 고온으로 가열해 인공 원유로 되돌리는 기술이다. 열분해유 후처리 공정을 거치면 석유화학 공정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 그간 매립, 소각 외에 처리할 길이 없던 라면봉지와 같은 폐플라스틱들이 열분해를 거쳐 에너지 자원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재활용 기술이 총집합한 울산 ARC가 가동하면, 매년 32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톤)을 약 9%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나경수 사장은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 사장은 “아직 공장을 짓기도 전이지만 글로벌 고객으로 인해 생산될 물량의 30%가량은 이미 선판매 협의 단계”라며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수요가 공급보다 앞서는 시장이며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3개의 재활용 공정이 모두 완공돼 돌아가는 시점을 기준으로 본다면 매출액은 7000억원, 영업이익은 2500~3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규모가 오는 2050년 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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