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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장은 못 꺾나"…'구멍 숭숭' 美 대중국 반도체 제재

ASML, 전체 매출 중 중국 비중 20%...25년까지 DUV 600대 판매 목표
엔비디아, 중국용 칩 수출 막혀…새로운 전용칩 3종 개발
빈 자리 공략하는 인텔, 가우디2로 중국 공략 가속화

입력 2023-11-14 06:13 | 신문게재 2023-11-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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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용 AI 반도체 엔비디아 H800.(사진=엔비디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이 펼쳐놓은 대중(對中) 제재를 뚫고 중국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미국 규제에 맞는 중국용 제품을 선보이며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최대 시장을 포기하기 힘든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ASML, 미국 엔비디아, 인텔 등 반도체 공룡 기업들이 중국에 신제품을 출시하며 미국의 규제를 피하고 있다.

특히 노광장비를 만드는 ASML은 올해 글로벌 연간 매출의 20%가 중국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선보 ASML 글로벌 부사장 겸 중국 지역 총재는 지난 6일 “올해 ASML의 중국 사업이 매우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SML은 올해 중국에서 200명 이상을 고용했다”며 “내년 사업 발전으로 더 많은 수요가 있을 것이며 우리의 팀이 더 큰 규모로 확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ASML의 중국 매출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해 3분기 글로벌 사업 매출 중 절반 수준인 46%가 중국 시장에서 나왔다. 금액으로 환산할 시 56억8800만달러(약 7조5343억원) 수준이다. 2분기 24%에서 수직 상승한 규모다.

ASML은 2019년 미국의 규제로 선단공정에 필요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중국에 판매할 수 없었다. 이에 심자외선(DUV) 장비를 중국으로 수출해왔으나 최근 규제 내용이 추가되며 DUV 장비 수출에도 제동이 걸린 바 있다. ASML은 중국용 DUV를 제작하며 미국의 규제망에서 벗어났다.

ASML은 2025년까지 중국에 600대의 DUV 장비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 내 DUV 장비는 총 600대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우리는 수출 규정을 준수하면서 성숙한 노드와 중간 임계 노드용 리소그래피 시스템을 중국으로 배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인공지능) 시장 확대와 함께 반도체 업계의 중심으로 떠오른 미국 엔비디아도 중국용 맞춤 칩 3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엔비디아는 중국용 칩 A800과 H800을 수출한 바 있으나 미국의 규제 강화로 수출이 통제됐다.

미국 로이터는 신규 칩이 HGX H20, L20 PCle, L2 PCle이며 엔비디아가 오는 16일 이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전체 매출 중 20%를 중국이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화웨이 등 중국 업체가 엔비디아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시장을 놓칠 수 없는 엔비디아 입장에서 규제를 피한 중국용 칩을 만드는 것은 필수인 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활용해 자국 기업을 육성할 것”이라며 현 상황을 예견한 바 있다.

엔비디아가 자리를 비운 사이 화웨이와 함께 AI 칩 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곳인 미국 인텔이다. 인텔은 중국용 칩 가우디2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중국 빅테크기업들이 경쟁적으로 AI 챗봇을 선보이면서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을 구축하기 위한 AI칩이 필요한 것이다. 가우디2는 엔비디아의 A100, H100 등 최고사양 GPU를 대체하는 상품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이에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에 가우디2 발주를 늘리며 중국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이 외에도 퀄컴, 텍사스 인스트루먼터, 듀폰 등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내 박람회에 참여하며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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