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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실시공, 위부터 책임져야

입력 2023-11-12 14:31 | 신문게재 2023-11-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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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석 건설부동산부 차장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권력에 집착하는 ‘헨리 4세’를 꼬집고자 그의 희곡에서 한 말이다. 왕관을 쓴 자는 명예와 권력을 지녔지만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는 의미다.

오래된 경구를 다시 소환한건 이 정부의 무책임함을 꼬집기 위해서다. 윤석열 정부에서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인사들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태원 사망 사고에 책임을 져야 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잼버리 파행 사태를 야기한 김현숙 여가부 장관도 사퇴하지 않았다. 이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LH 이한준 사장도 마찬가지다. 자칫 아파트 붕괴사고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날 수도 있는 중차대한 문제를 일으킨 것이 바로 LH다. 잇따른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의 원인이 ‘전관예우’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논란에 휩싸이자 이한준 사장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이 사장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저의 거취도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의 뜻에 따르려고 한다”며 자진 사퇴를 거부했다.

사장은 회사에 대한 모든 인사와 재무 권한을 행사하고 비전을 수립하는 등 권리를 누린다. 그러나 사장은 동시에 책임을 지는 자리다. 그 책임은 무한대다. 피할 수도 없고 책임범위를 줄일 수도 없다. 때로는 내가 하지 않은 일에도 책임을 져야한다. 사장은 사퇴할 책임도 있다.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킨 LH 부실 시공 문제가 터진 것에 책임을 지는 사장이라면 당연히 자진 사퇴했어야 하는 이유다.

 

장원석 건설부동산부 차장 one21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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