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부동산 > 부동산 뉴스

잊혀진 이름 '도생'···수요자 외면 속 공급도 급감

입력 2023-11-09 14:44 | 신문게재 2023-11-10 3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3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거래절벽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집값 상승기 때 아파트 대체재로 각광받았던 도시형생활주택이 수요자들에게 더욱 외면받는 모습이다. 정부가 9·26대책 발표 이후 주택공급 속도를 올리기 위해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관련 규제 문턱을 낮추고는 있지만, 이미 수요자들 사이에선 선호도가 크게 꺾인 상황인 만큼 가시적인 정책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원에서 도시형생활주택 ‘라파르 신림’ 16가구가 청약 접수를 받았다. 단지는 인근에 지하철 2호선 신림역과 경전철 신림선이 위치한 더블 역세권 입지로 세대 내부에는 젊은 1인 가구를 위한 가전·가구가 빌트인 시공된다. 이러한 장점을 갖춘 데다 서울에서 도시형생활주택 청약 물량이 나온 건 지난 5월 이후 약 반년만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C타입(8가구·전용 26㎡)이 0.6대 1, D타입(8가구·전용면적 27㎡이) 1.75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당 단지는 지난 5월에도 청약 접수를 받았지만 C타입(8가구·전용 26㎡)이 1.13대 1, D타입(8가구·전용면적 27㎡이)이 2.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계약까지 이르지 못하고 다시 시장에 나온 것이었다.  

50

연말이 다 돼가는 이달까지 서울에서 청약 접수를 받은 도시형생활주택은 5개 단지로, 그나마 나온 물량도 이처럼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공급된 ‘이노와이즈신촌’, ‘서울 우남 w컨템포287’ 등도 미달을 면치 못했고 유일하게 신용산 큐브스테이트 6가구만 8.5대 1의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그나마 선방했다.

2~3년 전만 해도 아파트의 대체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해부터 금리가 급격히 높아지며 부동산 시장이 전체적으로 조정기에 접어들자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투자 수요는 자취를 감췄다. 아울러 전세사기 여파로 도시형생활주택의 주 수요층이었던 서민과 청년층 임차 수요까지 급감하면서 시장의 수요는 끊기다시피 한 상황이다.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매매, 임차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원자잿값과 인건비 급등으로 공사비가 크게 증가하자 사업성마저 확보하기 어려워진 사업자들은 공급을 멈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물량은 5752가구로 전년 동기 2만1956가구에서 74% 급감했다. 같은 기간 서울의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실적도 2032가구로, 전년 동기(8307가구) 대비 75.5% 줄었다.

정부는 9·26대책 발표 이후 주택공급 속도를 올리기 위해 시공 기간이 짧은 도시형생활주택을 비롯한 비아파트 규제 문턱을 낮추고 있다. 비아파트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비아파트 사업자의 사업 여건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시장에선 비아파트의 경우 분양에 나서더라도 사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이미 퍼진 상황에서 금융지원만으로는 가시적인 공급 효과를 거두기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민간사업자에게 중요한 건 결국 분양성, 수익성을 모두 챙길 수 있느냐”라며 “수요가 없으면 공급도 이뤄질 수 없는 만큼 수요를 회복하기 위한 적절한 보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