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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분리막,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은…업계 "수요 우려보단 美 IRA에 촉각"

입력 2023-11-09 05:00 | 신문게재 2023-11-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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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아이이테크놀로지 직원이 생산된 분리막을 살펴보고 있다.(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직원이 생산된 분리막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SKIET)

 

전기차 수요 부진에 따른 영향이 배터리와 양극재 등 소재업계를 덮치면서 배터리 핵심소재인 분리막 업계에도 경고등이 켜질지 주목된다. 다만 업계는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며 향후 발표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해외우려집단(FEOC) 규정 발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분리막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리튬이온이 지나다니는 통로 역할을 하면서도 양극재와 음극재가 만나면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위험을 막는 벽 역할도 수행한다.

당초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따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면서 국내 기업이 쾌속질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지난 7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분리막 수요가 오는 2030년 100억달러(13조원)를 넘어서고, 한국 분리막 업체의 북미·유럽 내 생산능력 비중은 75%에 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는 습식 분리막 제작 업체가 없다는 점도 국내기업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게다가 IRA로 인해 중국업체의 북미 진출이 불가능해질 경우 한국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배터리와 소재업계에 먹구름이 끼면서 분리막업계도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국내 분리막 기업들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에서 분리막을 제조하는 기업수가 한정적이다 보니, 꾸준한 수요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주요 글로벌 분리막 기업으로는 국내에서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더블유씨피(WCP), 해외에서는 일본 아사히카세이, 도레이 등이 꼽힌다.

SKIET도 시장의 분리막 수요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IET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감소에 따른 영향이 없진 않겠지만, 현재 글로벌 분리막 제조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꾸준한 수요가 존재할 것”이라며 “기존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되더라도 분리막 시장이 축소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SKIET는 장기 공급 계약을 바탕으로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1823억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거뒀으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220억 적자에서 올해 78억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했다. SKIET는 올해 SK온과 5년간의 분리막 장기공급계약을, 북미 등 지역을 대상으로는 7년간의 장기계약을 따냈다. 이처럼 확보된 안정적인 계약 물량을 바탕으로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노력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반면 WCP는 3분기 매출 616억원, 영업이익 101억을 거두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2.5%, 8.3% 줄어든 수치다. 다만 WCP는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수요 부진이 아닌 IT 제품, 전동 공구에 사용되는 원통형 배터리 분리막의 수요 부진을 수익성 감소의 배경으로 꼽았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용 분리막은 메인 고객의 견조한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IR 자료를 통해 전망했다.

현재 분리막업계는 수요 걱정보다는 미국 IRA 세부조항에 관심을 쏟고 있다. IRA 해외우려집단(FEOC) 발표가 계속 지연되고 있어 기업들의 북미 투자도 함께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FEOC에 따라 중국기업의 북미 진출 여부가 결정돼 이에 따라 면밀한 검토 후 북미 투자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SKIET와 WCP를 비롯해 분리막 사업을 하는 LG화학까지, 이들 기업은 모두 IRA 세부조항이 나오면 내년 상반기쯤 북미 생산기지 구축·투자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신설과 같은 대규모 자본 지출이 필요한 사항에서는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만큼, IRA 세부내용을 확인 후 투자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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