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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9부 능선 넘었지만…과제 산적

입력 2023-11-03 05:30 | 신문게재 2023-11-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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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항공기(왼쪽)와 아시아나 항공기. (사진제공=각 사)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2일 화물사업 매각안에 찬성하면서 3년간 지속된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이 한고비를 넘었다. 대한항공은 내년 1월 말쯤 EU 승인을 받는 것이 목표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C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시정조치안에는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 유럽 4개 여객 노선(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 슬롯을 국내 저가항공사에 양도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한항공은 EC 측에 양해를 구해 시정조치안 제출 일정을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8시간 가까운 격론에도 불구하고 표결을 완료하지 못한 채 정회했기 때문이다. 이사회 전날 사내이사인 진광호 안전보안실장(전무)이 갑작스럽게 사임한 것에 더해 윤창번 사외이사가 대한항공의 기업결합을 대리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고문이라는 사실 등으로 논란이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사회의 동의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EC 측의 요구를 반영한 만큼, 유럽에서 ‘조건부 합병 승인’을 받아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에 착수한 이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경쟁당국 가운데 11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현재 EU와 미국, 일본의 승인을 남겨둔 상태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있다. 화물사업부를 인수할 만한 국내 기업 찾기가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항공 화물 운임이 낮아지는 등 화물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출은 3조원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상반기엔 7795억원까지 떨어졌다. 설상가상 인수기업은 화물사업부 부채까지 떠안아야 한다. 추산 금액만 1조원이다. 현재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국내 항공사는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정도로 티웨이항공은 최근 인수 포기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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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반발도 문제다. 이사회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아시아나항공 일반노조와 조종사노조 등은 입장문을 통해 반대 목소리를 전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서비스노조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사회 결정은 대한항공 이익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이익을 처분하는 배임 소지가 다분하다”며 “화물사업 매각으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이 위태로워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고용승계 및 유지를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사 간 자금 지원 합의 체결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에 유동성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 어려움도 다소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한항공이 내년 1월 말쯤 EU 승인을 목표로 한 것처럼 전문가들 역시 내년 초 EU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EU가 세부 사항을 알려줬다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들을 핀포인트 식으로 집어준 것”이라며 “해당하는 조치를 한 것이 이번 화물 매각으로, 승인의 시그널로 볼 수 있다. 내년 초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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