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금융 > 은행

[가계부채 ‘빨간불’ 中] 고금리에 서민차주들 불만 고조… 윤 대통령 '은행 갑질' 질타

부동산 기대 회복에 고개 드는 ‘영끌’ 심리 완화 필요

입력 2023-11-02 08:58 | 신문게재 2023-11-03 8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1393726997

(사진=게티이미지)

 

고금리 기조 속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도 대출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현 가계부채 위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지난 외환위기의 몇십 배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는 경계감도 나온다. 가계대출 증가 흐름과 문제점, 대책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재테크 관련 한 커뮤니티에 최근 금리 재산정 후 전세자금 대출금리가 6%를 넘었다며 부담감을 느끼는 이야기가 다수 등장한다. “전세자금 대출 후 1년이 지나 재산정된 금리가 6%가 넘었다”며 이자 부담이 늘었다고 하소연하자 이에 공감하며 볼멘 목소리를 내는 전세 차주들이 적지 않다. 자신들의 금리 변동 안내 메시지를 서로 인증하면서 고금리의 버거움과 정부정책에 대한 불만을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400만원 초반 월급을 받는 한 직장인은 한 달에만 150만원의 이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서울 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게 팍팍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차주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차이가 크지 않아 향후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었다. 해당 댓글에는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재 시중은행 대비 금리가 낮은 인터넷은행으로의 대환을 추천하기도 했다.

시중은행들이 늘어나는 가계대출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금리를 높이면서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6%를 넘어섰다. 늘어나는 이자에 차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은행들은 기존 대출자들에게 부담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기대 회복에 늘어나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을 완화하기 차원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세금보다 더 무서운 이자를 내야 하는 차주입장은 ‘막막하다는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변동금리(신규코픽스)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범위(1일 기준)는 4.55~6.29%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 4.58~5.98% △신한은행 4.65~5.96% △하나은행 5.29~6.29% △우리은행 4.74~5.94% △농협은행 4.55~6.26% 등이다. 최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우대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금리를 조정하면서 주담대 금리는 최고 6%를 넘어섰다.

 

23110216

주담대 변동금리 대출 상품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도 주요한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월 대비 0.16%포인트 올랐다. 이는 올해 가장 높은 수준(1월과 동일)이다.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는 와중에 인터넷은행들은 금리를 낮추면서 격차를 벌리는 모습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중 취급된 주택담보대출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 금리 범위는 4.29~4.58%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주담대를 취급하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평균 금리는 각각 4.27%, 4.39%로 시중은행 중 평균 금리가 가장 낮은 농협은행(4.29%)을 제외하고 다른 시중은행보다 평균 금리가 낮은 셈이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감당해야 할 이자 부담이 커진 차주들이 은행권과 정부를 곱게 바라보기는 힘들게다.

더불어 문제는 금리 상승과 함께 늘어난 이자 부담으로 인해 은행들의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 평균 연체율은 0.296%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114%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제1금융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취약차주 비중이 많은 제2금융권의 연체율은 더욱 위험한 상황이다.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5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9월 말 기준 평균 연체율은 1.32%로 전년 동기 대비 0.51%포인트 상승했다. 5개 카드사 모두 연체율이 1%를 넘어선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79개 저축은행 평균 연체율은 5.33%로 1년 만에 2.73%포인트 급등했다. 저축은행 연체율이 5%를 돌파한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다.

은행권에서는 금리를 올리는 것은 최근 다시금 등장하는 ‘영끌’족에 대한 경계 차원이라는 설명을 하고 있지만 정부가 보는 시선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에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재차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갑질’로 규정하면서 질타했다.가계부채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막지 못하면 서민 경제권은 물론 정권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계심을 정부여당은 갖고 있다.

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