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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에 둥지 트는 韓·中 이차전지 기업들…대체 왜?

입력 2023-11-01 06:00 | 신문게재 2023-11-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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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 새만금개발청과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사진=연합)
전북 군산시 새만금개발청과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사진=연합)

 

한국과 중국 이차전지 기업들이 전북 새만금에 둥지를 틀고 있다. 새만금 국가산업단지는 지난 6월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된 데 이어 7월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선정되면서 새로운 이차전지 산업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31일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현 정부 들어 새만금에 투자한 민간기업의 투자 규모는 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금액에는 최근 중국 이차전지 기업 룽바이가 결정한 투자액이 포함됐다. 룽바이그룹은 삼원계 양극재 분야 글로벌 기업이다. CATL, SK온 등 글로벌 셀 제조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과 전라북도, 군산시,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달 30일 룽바이그룹이 단독 투자 설립한 룽바이코리아뉴에너지머테리얼스(주)(이하 룽바이코리아)와 ‘전구체 및 황산염 생산공장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MOU)’를 체결하고 1조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룽바이코리아가 새만금 국가산단에 착공할 전구체 공장은 약 16만㎡ 규모로 조성된다. 올해 말 착공 예정이다. 2단계에 걸쳐 추진되며 2026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 측은 새만금 국가산단의 ‘투자진흥지구 지정’에 따른 세제혜택과 광활한 부지, 전력 및 용·폐수관로 등 기업 지원시설이 빠르게 구축되고 있는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룽바이코리아 외에도 국내 배터리 관련 기업들은 중국기업과의 합작형태로 새만금에서 전구체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기업들만 해도 전구체 국산화를 선언한 LS그룹을 제외하면 LG화학, SK온,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이 있다.

LG화학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손잡고 2026년까지 새만금에 연 5만톤 규모의 전구체 생산공장을 지은 뒤 향후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캐파)을 10만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SK온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중국 거린메이(GEM)와 함께 연산 5만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세 기업은 지이엠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를 공동 설립했다. 

 

새만금 이차전지기업 리스트
새만금 산단 내 이차전지 기업 명단.(자료제공=새만금개발청)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새만금 산단에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인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은 17곳이다. 성일하이텍의 경우 지난해 9월과 올해 8월 두 차례에 걸쳐 투자를 결정해 총 17곳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한·중 이차전지 기업들이 새만금으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세제혜택 등 지원정책, 인프라 성장성 등 다양한 요인 외에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기업들은 IRA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RA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한국)에서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내기업은 한국에 전구체 공장을 건설하면서 소재 자립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료들을 섞은 화합물이다. 배터리의 성능을 좌우하는 양극재의 핵심 소재지만 중국 의존도는 98% 수준에 달하고 있다.

중국은 ‘IRA 깨기용’으로 한국을 선택하고 있다. 한국에서 배터리 소재를 생산함으로써 IRA 우회수단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향후 발표될 IRA의 해외우려집단(FEOC) 규정은 변수다. 만약 미국이 FEOC에 중국과의 합작사까지 포함시켜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사업을 철회하거나 다른 파트너를 구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서다. LG화학 등 일부기업은 향후 상황에 따라 합작사 지분 조정 등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예산 삭감 문제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최근 새만금 주요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78%나 삭감하면서 이차전지 기업들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현재 기업 투자 유치 과정에서 이와 관련한 영향은 없다”고 답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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