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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해외 로드맵' 눈길… ‘글로벌’ 자신감 배경은?

초국적화지수 5년만에 14→19%…'당국 밀착 행보' 시각도

입력 2023-10-29 10:45 | 신문게재 2023-10-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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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은행이 해외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쳐 눈길을 끈다. 국내 5대 은행이 안방에서 ‘이자 장사에만 몰두한다’는 세간의 비난을 불식시키고자 선제적으로 나섰다. 금융당국이 ‘금융의 글로벌화’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은행은 ‘중장기 해외진출 로드맵’을 발표해 배경과 결과가 주목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과거 국내은행들은 너도나도 해외진출을 외치며 글로벌 금융사와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왔지만, 실제 성적표는 기대에 못미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우리은행이 국내 은행권에서는 이례적으로 중장기 해외진출 로드맵을 발표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 우리은행은 국외 당기순이익 비중을 올해 15% 수준에서 2030년 25%로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법인을 중심으로 순이익 증가세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법인의 증자와 함께 인수합병(M&A)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성과를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정부가 역점을 둔 방산 수출에 힘을 보태기 위해 폴란드 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시키는 한편, 기존 바레인·두바이 지점을 통해 ‘네옴시티’ 등 중동 특수를 노리는 기업들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0일 한국국제경제학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정책세미나에 참석해 우리 경제의 저성장 기조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금융의 글로벌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우리나라의 전체 서비스 수출에서 금융서비스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6% 정도로, 영국(21.6%), 미국(21.6%), 독일(9.0%), 일본(8.0%)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간 금융사들을 상대로 정부와 원팀(One-Team)을 이뤄야 한국 금융의 글로벌화(化 )가 가능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취약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탓에 그룹(우리금융) 총자산 및 순이익 규모에서는 KB국민·신한·하나·농협 등에 밀리면서 5대 금융그룹 가운데 꼴찌로 밀려났지만, 해외진출 성적표는 경쟁사 대비 비교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간담회에 나선 윤석모 글로벌그룹장도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경쟁사와의 차별점”이라며 “그래서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릴 수는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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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해외진출 자신감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 2018년 말 14%였던 우리은행의 초국적화지수는 올해 6월 기준 19%로 5%p 상승했다. 이 같은 성적표는 상대적으로 해외진출 경쟁에 뒤늦게 합류한 KB국민은행(5%→19%)을 제외하고 신한은행(14%→16%), 하나은행(13%→11%), 농협은행(1%→2%)과 비교하면 양호한 성적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008년 도입한 초국적화지수는 은행의 총자산 및 총수익, 총인원 대비 해외 비중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한 지표다. 이 기간 초국적화지수가 개선됐다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해외시장 공략에 꾸준히 공을 들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역내 경쟁에서 밀린 우리금융의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해외 비중이 커졌다는 것은 전반적인 외형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정부의 금융정책 발표 이후 특정 은행이 곧바로 화답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ball@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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