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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공사, 핵무기 생산업체에 3억달러 투자… 국회서 비판 제기

입력 2023-10-2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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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공사
(사진=연합뉴스)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가 핵무기 생산업체에 3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장혜영 의원(정의당)이 한국투자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는 지난 5년간 핵무기 생산업체 8곳에 대해 3억 달러(한화 약 4035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지해 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무기는 대인지뢰와 집속탄과 함께 대표적인 비인도적 대량살상무기로 분류돼 노르웨이 국부펀드, 스웨덴 연금, 네덜란드 공적연금 등 기관투자자 다수가 투자를 배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투자공사는 2018년 3억 1110만 달러에서 2020년에 5억 1100만 달러로 투자액을 늘렸고, 이후 투자액을 줄여 올해 6월 기준 7개 업체에 3억 386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었다.

가장 많이 투자한 곳은 허니웰 인터내셔널(Honeywell International)로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 1억 1640만 달러를 투자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탄두 및 발사체 부품 생산, 수리를 담당하는 회사다.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과 핵무기 발사체를 생산하는 보잉(Boeing)이 각각 5160만 달러와 5140만 달러로 뒤를 잇는다.

장혜영 의원은 지난해 한국투자공사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KIC의 대량살상무기 투자 문제를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바 있다. 한국투자공사 측은 대인지뢰나 집속탄을 배제하는 곳은 많아도 핵무기는 절반 미만의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배제하고 있으며, 이런 업체들을 배제하면 항공우주 기업들은 투자할 곳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장 의원은 “가장 심각한 핵위협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부펀드가 핵확산을 부추기는 핵무기 생산업체에 투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항공·우주 기업은 이들 업체 이외에도 다수이고, 투자 배제 전략이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 의원은 “전 세계를 위협하는 핵무기에까지 국부펀드로 투자하는 것이 UN책임투자원칙에 부합하는지 성찰해야 한다”며 투자 배제를 촉구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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