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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HBM3.(사진=SK하이닉스) |
고대역폭메모리(HBM) 패권을 놓고 글로벌 메모리 1, 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맞붙었다. 메모리 불황으로 양사 모두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하던 와중에도 HBM은 AI(인공지능) 붐을 타고 꾸준히 성장한 신성장 동력이다. 시장에서는 HBM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가 다소 앞선다고 평가하지만, 메모리 1위 삼성전자의 뒷심 역시 만만치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메모리 반등을 앞둔 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을 이끌어갈 HBM 패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메모리 테크 데이 2023’을 통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샤인볼트’를 공개했다. 샤인볼트는 5세대 HBM인 HBM3E D램으로, 초당 1.2TB(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신제품이다. 30GB 용량의 초고화질 영화 40편을 1초에 처리하는 속도가 특징으로 전작인 HBM3 대비 용량은 1.5배, 전력 효율은 10% 향상됐다. 양산은 내년부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술 최적화를 통해 칩 사이를 빈틈 없이 채워 고단 적층을 구현했다. 열전도 또한 극대화해 발열을 개선했다”면서 “이미 고객들에게도 HBM3E 샘플을 전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의 HBM 신제품 공개를 놓고 시장에서는 리더인 SK하이닉스에 대한 견제구적 성격으로 보고 있다. 4세대 제품인 HBM3를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부터 양산에 나선 것에 비해, 삼성전자가 내년 1분기 양산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공개를 서둘렀다는 것이다.
사실 HBM 시장은 승자 독식의 구조를 갖고 있다. 시장에 선진입한 기업이 높은 단가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어 많은 영업이익을 남긴다. 삼성이 HBM 개발에 고삐를 챈 이유다.
HBM 시장은 내년에만 105% 성장(트렌드포스) 전망이 나올 정도로 D램 시장에서 가장 핫 한 미래 먹거리다.
현재 HBM3는 SK하이닉스에서만 독점 양산되고 있으며, 엔비디아에 단독 공급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HBM이 탑재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절대 강자다. 삼성전자의 경우 엔비디아에 HBM3 샘플을 제공했으나 수율 문제가 발목을 잡으며 납품이 어려워졌다는 후문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HBM3 물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라인까지 증설하고 있다”면서 “한동안 HBM 시장 1위는 SK하이닉스가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추후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달리 HBM 생산부터 2.5D 첨단 패키징까지 제공하는 턴키(일괄 생산) 체제를 갖췄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TSMC의 패키징 서비스를 이용 중이지만 생산 이원화 차원에서 삼성전자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김동권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 턴키 생산체제는 공급 부족이 심화되는 HBM 시장에서 고객사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 신규 고객사 확대에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HBM(고대역폭 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 이란
D램에 속하는 메모리 반도체로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서 데이터 저장 및 이동 속도를 혁신적으로 진보시킨 기술입니다. HBM 기술이 시장에 핫 이슈가 된 것은 생성형 AI(인공지능) 덕분인데, 컴퓨터가 아주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사용되지요.
현재 글로벌 양산 시장은 SK하이닉스 HBM3가 선도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내년 1분기 양산에 나선다고 합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