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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기조 언제까지…금통위원 5명 “긴축강도 강화해야”

입력 2023-10-19 13:36 | 신문게재 2023-10-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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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9일 기준금리를 3.5%로 6회 연속 동결하면서 물가 하락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금리인하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전제조건인 물가가 목표수준(2%)에 수렴하는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지난 8월 금통위 때보다 긴축강도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보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영향,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8월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한은은 당초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3.5%, 2.4%로 전망한 바 있다.

근원물가 역시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파급영향 지속 등으로 올해와 내년 상승률이 지난 8월 전망치(각 3.4%, 2.1%)를 웃돌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 경기는 완만한 성장세 개선 흐름이 이어졌다. 소비는 임금상승률 둔화, 높아진 물가와 금리의 영향 등으로 회복세가 다소 더디지만 수출은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부진이 완화됐다.

이 총재는 “앞으로 국내 경제는 IT 경기 개선 등에 따른 수출 부진 완화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면서 올해 성장률도 지난 8월 전망치(1.4%)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향후 성장 경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상황은, 주택매매가격이 가격상승 기대와 매수심리가 강화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고, 전체 가계대출은 정부 관리 강화, 일시적 요인 등에 영향 받아 증가규모가 축소됐지만 큰 폭의 주택관련대출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진단했다.

종합적으로, 물가 상승률은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물가 및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물가상승률 둔화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의 증가 흐름도 주목해야 될 상황이다.

금통위는 이러한 대내외 정책여건을 볼 때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정책 여건 변화를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 리스크, 성장의 하방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전개양상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동결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 결정이었지만, 향후 3개월 금리방향을 놓고는 이견이 있었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1명은 정책 여건 불확실성으로 금리를 올릴 수도,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다른 5명은 향후 3개월 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였다.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졌고 물가가 목표수준에 수렴하는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지난 8월 금통위 때보다 긴축강도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견해를 보인 5명 중 1명은 가계부채가 더 악화되지 않게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새롭게 떠오른 핵심변수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발 불확실성이다.

이 총재는 “앞으로 몇 주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동을 방문한 결과 등 여러 가지를 살펴봐야 해서 어려운 상황인데, 어떤 일이 벌어져도 당초 예측했던 물가하락 경로보다는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는 게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다”고 강조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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