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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넘보는 주담대 금리, 영끌족 '경매行' 늘어나나

입력 2023-10-17 13:30 | 신문게재 2023-10-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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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직장인 A씨(40)는 집값 폭등기인 2021년 10월 은행과 친척에게 빌린 자금 5억원으로 서울에 10억원대 아파트를 마련했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생애 첫 집을 마련했지만 현재 이 아파트는 1억 5000만원 가량 낮아진 8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당시 변동금리가 3%대에서 ‘영끌’해 집을 마련했지만 지금은 금리가 6%대까지 치솟아 원금과 이자를 합해 월 300만원 가량 내고 있어, 월 소득 500만원인 A씨가 감당하기 벅찬 상황이 됐다. A씨는 “추가 대출을 받기도 힘든 상황인데 금리가 더 오르면 기본소득 외에 모두 이자로 내야 할 판”이라면서 “무리해서 집을 샀다가 경매로 넘어갈까 걱정된다”고 하소연 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무리해서 집을 마련한 ‘영끌족’들의 집이 경매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경매물건이 7년 3개월 만에 월별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오늘부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으로 활용되는 코픽스가 석 달만에 다시 상승 전환돼 조만간 금리가 8%를 넘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경매 매물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경·공매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진행 건수는 216건으로, 2016년 6월(234건) 이후 7년 3개월 만에 월별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한 달 전(190건)과 비교하면 13.7% 증가한 수치다. 서울의 아파트 경매진행 건수는 매월 두자릿수에 그쳤지만 지난해 10월(107건) 100건을 넘어선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달 처음으로 200건대를 넘어섰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도 전주(2372건)대비 줄었지만 여전히 2091건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국 아파트 경매건수는 올해 3월부터 2000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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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경매지표(지지옥션 제공)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주담대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영끌족들의 아파트 경매 매물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임의경매를 통해 진행된 아파트 경매 건수만 912건으로 전월 대비 11.9%나 증가했다. 임의경매는 채무자가 빚을 제때 갚지 못할 경우 부동산 담보 채권자가 담보권을 실행하면서 진행된다.

시장에선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경매 매물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코픽스가 올해 최고치 상승폭(0.16%포인트)으로 오르면서, 이날부터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9개월 만에 상단이 7%에 달하고 있다. 조만간 8%를 넘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영끌족들의 부담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특히 2021년 영끌족들의 대출분 만기가 돌아오는 올해 말 매물 건수가 절정을 이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연구원은 “고금리 지속하고 대출규제가 시작되면서 아파트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기준금리 인하 등 시장 환경이 회복되지 않는 한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매물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점점 매물이 쌓이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근본적으로 기준 금리 인하 전까지는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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