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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협 27조 1항'이 뭐길래…기아 노조, 결국 파업 강행 하나

입력 2023-10-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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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9 생산 라인. (사진=기아)

 

기아 노조가 한 차례 유보했던 파업을 결국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전·후반조 각각 4시간씩, 총 8시간 부분파업에 나선다. 20일엔 12시간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사 관계가 그야말로 살얼음 판을 걷고 있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서는 것은 3년 만이다.

노사 갈등의 뇌관은 ‘채용세습’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단협 27조 1항’의 존치 여부다. 사측은 올해 임금 단체협상에서 이 조항은 개정되거나 삭제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정의선 회장의 경영세습부터 처벌하라”고 맞서고 있다.

단협 27조 1항은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퇴직자 및 장기 근속자 자녀 우선 채용 등의 내용을 담아 ‘현대판 음서제’로 불린다. 고용노동부가 이 점을 지적하며 시정 명령을 내렸으나 노조는 거부하고 있다.

노조는 사실상 사문화된 이 조항을 놓고 사측이 억지를 쓰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노조는 소식지에서 “사측은 단 한명의 조합원 자녀도 입사하지 않은 우선채용 개정을 요구하려면 정주영 회장에서 정의선 회장까지의 불법 경영 세습부터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사측은 이 조항을 삭제하는 대신 △연말까지 신입사원 300명 채용 △기아 직원 자녀의 해외 봉사 체험 기회 제공(기아 주니어 글로벌 봉사단) 등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이마저도 거부했다.

사측은 현대차 수준의 임금인상도 약속했지만 노조는 “현대차 교섭 결과를 따라하기 위한 교섭이 아니”라며 오히려 반기를 들었다. 사측은 노조에 현대차와 동일한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등 성과금 400%+105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등의 임금인상안을 제안한 상태다. 사측은 오토랜드 화성에 신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공장 건설 등 국내 투자 확대, 자녀 육아 교육비 지원 확대 등도 약속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조합원이 납득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며 “사측의 오만방자한 교섭 태도는 파업을 유도한다”고 경고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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