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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손 터는 석유화학기업…'빙하기 탈출' 안간힘

입력 2023-10-17 06:07 | 신문게재 2023-10-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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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에 있는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사진제공=롯데케미칼)
충남 서산에 있는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사진제공=롯데케미칼)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잇따라 중국 자회사를 매각하는 등 중국시장에서 줄줄이 발을 빼고 있다. 빙하기를 맞은 업황에 중국의 기초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 확대란 직격탄을 맞은 국내 석화업계가 생존을 위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중국 내 범용 석유화학 제품 생산공장을 모두 정리하고 친환경·고부가 제품 사업에 역량을 쏟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화학기업과의 합작공장인 롯데삼강케미칼 지분을 전량 매각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중국 내 현지공장인 롯데케미칼자싱의 지분을 현지 파트너사에 매각했다.

에틸렌옥시드(EO, 계면활성제·부동액·폴리에스터의 원료)를 생산하던 롯데삼강케미칼은 중국 기업의 공격적인 기초소재설비 증설의 영향으로 2021년부터 적자를 내왔다. 시멘트, 세제 등의 원료인 산화에틸렌유도체(EOA)와 에탄올아민(ETA)을 생산하던 롯데케미칼자싱도 손실 폭이 컸다. 롯데케미칼 역시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적자상태였다.

그동안 중국은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핵심 수출시장이었지만, 최근 들어 중국의 기초소재 자급률 향상과 수요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초 기대하던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마저 멀어지자 석화업계가 서둘러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나서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앞으로 중국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범용 석유화학제품의 사업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이차전지용 분리막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태양광 에틸렌초산비닐(EVA) 등 고부가 제품에 역량을 쏟아 붓는다는 방침이다. 지난 13일에는 롯데그룹 화학군 최고경영자(CEO)가 모인 ‘CEO 기업설명회(IR) 데이’를 열어 수익성 확보를 위한 의지를 다졌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2030년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비중을 6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쓴 SKC도 체질개선에 나섰다. 지난해 회사의 모태였던 필름 사업을 매각한 SKC는 최근 화학소재인 폴리우레탄 원료사업 자회사 SK피유코어의 지분 100%를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에 매각했다. 이차전지·반도체·친환경 소재로 대표되는 3축을 중심으로 사업 구도를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SKC는 지난달 중국에서 운영 중이던 웨트케미칼, 세정 등 반도체 기초소재기업도 현지기업에 매각한 바 있다. 이후 국내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기업을 인수하는 등 고부가 소재와 부품사업에 주력하기 위한 행보를 놓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말 IT 소재 사업부의 필름 사업 중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사업에서 손을 뗐다. 지난 2020년 LG화학이 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 현지업체에 매각한 후 남은 자동차, IT용 편광판·소재 사업도 이번에 중국업체에 넘긴 것이다. IT 필름 소재 사업은 중국기업의 물량 공세로 수익성이 낮아 한계사업으로 꼽혀왔다. 또 LG화학은 지난 5월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충남 대산공장 내 스티렌모노머(SM) 공장도 철거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올해 5월 성장 전략을 발표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완성하고, 전지 소재·친환경 소재·혁신 신약이라는 3대 핵심사업을 보유한 글로벌 과학기업으로 대전환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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