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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적자 걱정할 판”…HMM 인수전 우려 고조

SCFI 891.55 집계…전주比 4.7포인트 올라
여전히 손익분기점 하회…전쟁으로 유가도 꿈틀
악재 겹친 HMM…인수전 두고 '승자의 저주' 우려↑

입력 2023-10-16 05:30 | 신문게재 2023-10-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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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함부르크항에서 하역 작업을 마치고 출항을 준비중인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그단스크’호. (사진제공=HMM)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이 해운업 불황과 유가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전통적 물류 성수기인 3분기지만, 올해는 전년 대비 94% 하락한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자금력이 충분치 않은 기업들이 인수 후보로 나선 상황에서 실적 전망까지 어두워 매각 절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보다 4.7포인트 상승한 891.55를 기록했다.

노선별로는 미주 동안 노선이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2230달러로 전주 대비 9달러 떨어졌다. 미주 서안 노선은 1FEU당 1735달러로 직전 발표보다 5달러 상승했다.

유럽 노선과 지중해 노선은 1TEU(길이 6m 컨테이너)당 각각 562달러, 1112달러로 집계됐다. 각각 전주 대비 37달러, 54달러 하락한 것이다.

남미 노선은 1TEU당 1922달러로 167달러나 상승했다.

호주·뉴질랜드 노선도 1TEU당 662달러로 전주 대비 63달러 상승했으며, 중동 노선도 1TEU당 841달러로 직전 발표와 비교해 51달러 올랐다.

이번엔 SCFI가 다소 올랐지만, 업계에서는 당분간 운임 불안정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김병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문연구원은 “컨테이너 운임 약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상가상으로 유가까지 요동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전쟁으로 중동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3일(현지시각)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87.69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78달러(5.8%)나 치솟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89달러(5.7%) 올라 배럴당 90.8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SCFI 1000이 손익분기점 기준인데, 여전히 900선을 밑도는 데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유가까지 불안정하다”며 “해운사는 운항 원가 중 약 20%를 연료비가 차지하고 있어 유가 상승은 실적 부담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HMM의 경우 지난해 기준 연료 사용액은 약 1조368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6.6%를 차지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HMM의 적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HMM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1495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94.3%나 줄어든 수준이다. 빠른 속도로 실적이 악화된다면, 올해 4분기엔 적자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된다.

해운업계는 현재 상황이 HMM 인수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해운산업이 불황인 상태에 인수 후보인 하림, 동원, LX그룹 모두 중견기업이다. 자금 동원력이 대기업에 비해 미흡한 기업이 HMM을 인수할 경우 모기업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승자의 저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운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인수 후보 기업 모두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매각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후보 기업 가운데 HMM을 인수하는 곳이 나타난다고 해도 HMM 경영 정상화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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