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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쌀 소비 늘리자”…식품업계, ‘가루쌀’ 활용 제품 출시 봇물

해마다 쌀 소비량 줄어…정부,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사업 진행
식품업계, 라면·디저트…가루쌀로 만든 식품 확산
가루쌀, 밀가루 대체 부적합 연구 지적도…쌀 가공분야 지속적 연구 필요

입력 2023-10-10 06:00 | 신문게재 2023-10-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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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_미각제빵소 가루쌀 베이커리 라인업 출시_202308023
미각제빵소 가루쌀 베이커리. (사진=SPC삼립)

 

간편식 시장이 커지고 쌀 소비량이 줄어들자 식품업계가 정부의 쌀 촉진 운동에 적극 동참해 밀가루를 대체하는 ‘가루쌀’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7㎏으로 전년(56.9㎏) 대비 0.4% 감소한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3.0%, 2020년 2.5%, 2021년 1.4% 등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식료품·음료 제조업 부문 쌀 소비량은 지난해보다 1.7% 상승한 69만 1422t이다. 약 10년 전 대비 2.5배 늘어났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조적인 쌀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 식량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가루쌀’ 품종의 생산 및 활용을 장려 중이다. 가루쌀은 일반적인 밥쌀과 전분 구조 특성이 달라 가루를 내기에 적합한 신품종 벼다. 지난 2016년 첫 개발됐으나 올해 들어 본격적인 홍보가 이뤄지면서 식품업계 등과 협의해 직접적인 소비량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2027년까지 가루쌀 20만톤(t)을 공급해 연간 밀가루 수요 약 200만t 중 10%를 대체하겠다는 목표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기업은 SPC삼립이다. SPC 삼립은 지난 8월 국내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정부 사업에 동참해 가루쌀을 활용한 ‘미각제빵소 가루쌀 베이커리 2종’을 출시했다. 각각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100% 쌀로 만든 ‘가루쌀 휘낭시에’와 밀가루에 가루쌀을 혼합해 탕종 방식으로 반죽한 ‘가루쌀 식빵’ 2종이다.

SPC삼립은 지난 4월부터 농식품부의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사업’에 참여해 왔다. 이번 가루쌀 베이커리 신제품 외에도 관련 제품을 추가 개발해 원료 활용도를 높이는데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해태제과도 전량 수입 밀가루로 만들던 오예스에 국산 가루쌀 ‘바로미2’를 섞어 만든 ‘오예스 위드미(with 米)’를 출시했다. 오예스 위드미는 가루쌀의 식감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밀가루에 쌀 원료를 넣으면 식감이 떡처럼 거칠어지지만, 해태의 특화 쌀 가공기술로 이를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오예스 위드미는 25만 상자만 생산하는 한정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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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쌀 오예스 ‘위드미(with米)’. (사진=해태제과)

 

롯데웰푸드는 지난 8월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글루텐프리’ 쌀 간식 통합브랜드 ‘The쌀로’를 론칭하고, 국내 대기업 최초로 한국 글루텐프리인증(KGFC)을 획득한 ‘The쌀로 바삭한 핫칠리맛’ 제품을 내놨다. 출시한지 한달 만에 약 1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롯데웰푸드는 향후 글루텐프리 제품을 지속 개발해 The쌀로 브랜드의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샘표식품도 농촌진흥청과 함께 신품종 가루쌀 ‘바로미2’를 이용한 ‘100% 국산 쌀 고추장’을 개발했다. 샘표식품 기술연구소와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은 바로미2의 전처리와 발효 조건을 연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바로미2를 2주간 발효해 만든 쌀 발효물을 50% 이상 넣어 국산 쌀 고추장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하림도 같은달 국산 쌀을 함유한 ‘닭육수 쌀라면’ 2종을 출시한 바 있다. 신제품은 △맑은 닭육수 쌀라면 △얼큰 닭육수 쌀라면 2종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지난달 15일 전북 익산 하림 퍼스트키친에서 열린 ‘NS 푸드페스타 2023 in(인) 익산’에 참석, 직접 자사 ‘닭육수 쌀라면’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농심, 삼양식품 등 라면업체도 가루쌀 라면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가루쌀은 밀가루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가공적합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 대한제과협회에서 식빵이나 단과자빵을 만들 때 팽창이 적어 가공시 부적합하다고 판정했다. 또한 CJ제일제당의 연구결과 만두피를 만들 때 가루쌀 함량은 최대 10%까지 사용 가능할 것으로 봤으나, 투입함량 증대를 위해 글루텐 등의 산장성 보완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루쌀이 아직 밀가루를 대체할 만큼의 생산량과 유통이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면서도 “정부가 쌀 수급균형과 밀가루 대체를 위해 역점을 두고 시행하는 정책인 만큼 관련 제품이 계속해서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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