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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익이 더 많아서” 공사비 갈등 합의점 찾아가는 재건축 단지들

입력 2023-09-26 13:44 | 신문게재 2023-09-2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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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최근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조합과 시공사간 극에 달했던 공사비 갈등이 타협으로 봉합되고 있는 곳들이 속속 늘고 있다. 자잿값과 인건비가 나날이 오르면서 조합 입장서 새 시공사를 구해도 공사비에 큰 차이가 없는데다 계약 해지시 사업에 차질만 빚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건설사도 소송 등을 통해 얻을 게 없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양측 모두 협의점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공사비 분쟁으로 계약 해지까지 거론하며 조합과 시공사간의 갈등이 불거졌던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 재개발 사업장이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북아현2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21일 시공단(삼성물산·DL이앤씨)과 만나 3.3㎡당 공사비를 748만원으로 합의했다. 당초 북아현2구역 3.3㎡당 공사비는 490만원이었고, 오른 공사비를 반영한 단가는 3.3㎡당 687만원이었다. 그럼에도 시공단이 조합원 특화품목 등을 반영해 공사비를 3.3㎡당 859만원을 요구하자 갈등이 깊어졌다. 이에 조합은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단 해지에 나서기로 했지만 시공단이 인상된 공사비에서 3.3㎡ 100만원이상 낮추자 조합도 한발 물러나며 결국 합의에 도달한 것이다.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도 현대건설과 공사비를 놓고 갈등을 벌여왔지만 지난 9일 총회에서 다루기로 한 시공사 계약 해지 안건 상정을 취소했다. 조합은 2020년 시공사와 3.3㎡ 512만원 수준의 공사비 계약을 체결했지만 시공사가 지난해 687만원에 이어 올해 898만6400원을 추가 제안하면서 1년간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갈등만 불거졌다. 하지만 시공사 측이 봉합에 나섰고 양측은 당초 제시한 3.3㎡ 당 898만6400원 보다 낮은 수준으로 의견을 좁히기로 하면서 갈등이 일단락 됐다.

이 밖에 서초구 서초신동아 재건축 조합도 시공사 DL이앤씨와의 협상 끝에 평당 공사비를 기존 474만원에서 700만원 초반대로 올리는데 합의했고, 조합에게 고도제한 완화여부를 높고 불신을 얻어 시공사 지위 박탈 위기에 놓였던 용산구 한남2구역도 시공사 대우건설 재신임하기로 결정했다.

조합의 이 같은 결정은 원자잿값과 인건비 급등으로 최근 건설사들이 사업 참여에 신중해지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공사 교체로 인한 사업 지연 또는 사업비 인상 등을 고려하면 협상에 다시 나서는 것이 실익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통상 시공사 재선정까지 6개월에서 1년 가량이 걸린다.

업계 관계자는 “올라도 너무 오른 공사비까지 감안하면 다시 시공사 선정절차에 나서는 것은 오히려 사업이 장기화될 수 있어 리스크만 커지는 셈”이라면서 “조합원들이 그만큼 정비사업의 속도를 중요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도 시공사 계약 해지가 많아질 수록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데다, 소송전에서 승소해도 공사비 상승에 따른 이익이 줄어 손해배상 인정금액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공사비 단가를 낮추며 타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향후 알짜 단지 수주를 위해서라도 기존 수주 물량을 끝까지 잘 이끌어 가자는 인식이 업계 확산되는 분위기”라면서 “소송전에 들어가 승소해도 이익보다 손해가 더 많아 합리적인 공사비를 제시해 돌파구를 마련하는게 서로에게 이득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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