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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 "SAF 도입은 ‘먼 나라 이야기’", 대체 무슨 사연이…

입력 2023-09-26 06:16 | 신문게재 2023-09-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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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증 운항을 위해 대한항공 보잉 777F 화물기에 바이오항공유(SAF)가 급유되는 모습. (사진제공=대한항공)

 

탈탄소가 전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친환경 연료 시대는 항공사에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프랑스는 이미 지속가능항공유(SAF) 1%씩 의무 사용을 강제했다. SAF란 기존 화석 자원이 아닌 동물성·식물성 기름, 폐기물 가스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진 항공유로 탄소 배출량을 기존 항공유에 비해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항공사들은 공급망 부족으로 SAF 도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GS칼텍스와 함께 SAF 실증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그 결실로 이달 초 SAF를 이용해 인천~로스앤젤레스 화물기를 실증 운항한데 이어 11월까지 총 6회 운항을 통해 안전성과 에너지 소비효율 등 성능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SAF 도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공급망이다. 현재 국내에는 SAF 생산업체가 없어 해외에 의존해야 한다. 대한항공이 최근 급유한 SAF 역시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NESTE)사로 부터 공급받았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유럽 노선을 준비하고 있는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미주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 취항에 이어 내년 시애틀,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등 장거리 유럽 노선을 확대한다. 특히 파리 노선 취항을 준비 중인 입장에선 SAF 도입 방안이 시급하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아직 프랑스 취항은 따로 안 하고 있어 시간은 있다”면서도 “어떤 식으로 하면 좀 더 유리할지 국내외 여러 업체들을 확인하는 수준으로 취항 전에 할 수 있는 것 들을 알아보며 준비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 역시 지난 5월 A-330 300 항공기의 운항성능분석을 통해 가까운 서유럽 일부까지 운항 가능성을 공개하는 등 유럽노선 취항 준비를 서두르고 있어 SAF 대응이 필수적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지만, 유럽 노선 진출과 해당 시장 규제 상황에 맞춰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항공사들이 SAF 급유한다고 하는데, 정유회사가 만들든 갖고 오든 국내에 인프라가 생겨야 한다”면서 “자체 보관·생산·유통할 수 있는 곳이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SAF 실제 사용한다는 것은 먼 나라 이야기 같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LCC업계 관계자 역시 “현재 아시아나항공도 SAF 급유 대신 부담금을 내는 것으로 안다”며서 “기존 항공유보다 3~4배 비싼 SAF를 대형항공사도 부담스러운데, (국내)공급망까지 전무해 LCC가 바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4월 EU 집행위원회가 ‘리퓨얼EU(ReFuelEU)’ 법안에 따르면 2025년부터 EU 27개 회원국 모든 공항에서 항공기 급유 때 SAF를 2% 섞어야 한다. SAF 혼합 비율은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까지 늘어난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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